21일 서울 논현동 본사에서 만난 이상신 오케이에프 회장(사진)은 “대표 브랜드인 ‘알로에 베라킹’이 탄생하기까지는 길을 트는 일이 가장 힘들었다”고 떠올렸다. 당시 국내에는 수출에 성공한 식품 기업 사례가 흔치 않아 참고할 곳이 없었기 때문이다. 해외 시장 조사부터 고객사 발굴까지 모두 새로운 길이었다. 이때 KOTRA가 손을 내밀었다. 이 회장이 시제품을 선보이기 위해 해외에 나갈 때마다 미국·유럽 등지의 KOTRA 해외무역관 직원들이 현지 시장 조사를 도왔다.
KOTRA 지원에 힘입어 오케이에프는 제품 연구에 매달렸다. 쓴맛 때문에 주스와 곁들여 먹을 수밖에 없던 알로에를 아시아와 미국, 유럽 등 세계 어디서나 통하는 맛으로 바꿔야 했다. 이 회장은 연간 50여 개 이상의 해외 박람회를 찾아 다니며 고객사 반응을 들었다. 3년간 18번의 연구개발을 거친 끝에 알로에 음료의 적정 당도와 점도를 찾아냈다. 이후에는 철저한 시장 조사를 통해 현지 맞춤형 홍보를 했다. 미국과 중미에는 리치맛, 카리브해 연안에는 패션프루트맛 알로에 음료를 각각 내놓는 등 지역별로 친숙한 맛을 바탕으로 제품을 개발해 큰 호응을 얻었다.
KOTRA는 오케이에프가 해외 네트워크를 확장하는 데도 힘을 보탰다. 오케이에프만의 조리법(레시피)을 개발한 뒤 이 회장은 다시 해외로 나가 ‘알로에 베라킹’을 알렸다. 1년 중 8개월가량을 해외에서 보냈다. 직접 가지 못하는 박람회가 열리면 현지 KOTRA 해외무역관에 부탁해 정보와 시장 동향을 얻었다. 크로거와 같은 대형 고객사들도 KOTRA의 네트워크를 통해 접촉했다. 오케이에프는 ‘월드챔프’ 기업에 선정된 뒤 미국 전역에서 홍보 활동을 벌여 월마트와 코스트코, 샘스클럽 등 대형마트 입점에 성공했다. 이 회장은 “KOTRA가 오케이에프 성공의 일등공신”이라고 했다.
이 회사는 올해 매출 2500억원 달성을 앞두고 있는 수출 강소기업으로 성장했다. 매출의 80%가 수출에서 나올 정도로 막강한 해외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오케이에프와 같은 한국형 히든챔피언을 육성하기 위해 2011년부터 ‘월드클래스 300’제도도 운영 중이다. 정부 예산을 투입해 연구개발(R&D)과 수출 마케팅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KOTRA를 통해 내년부터 수출 마케팅 예산을 1억원까지 지원받을 수 있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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