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혁신은 기술적 실험을 하는 게 아니라 결국 사람에 대한 투자로 귀결된다.”
알렉스 리우 AT커니 회장은 21일 ‘디지털 비즈니스 포럼 2019’ 기조강연에서 “조직의 잠재력을 키워 디지털 성과를 내려면 무엇을 해야 할까 생각할 필요가 있다”며 “기술 개발에 치중하기보다 조직 중간에 있는 젊은이들의 열정을 끌어내 핵심 사업에 집중하는 게 낫다”고 말했다.
디지털로 성공한 비결은
리우 회장은 올해 포럼의 주제가 ‘디지털 성과 창출’인 만큼 디지털 부문에서 난관을 뚫고 좋은 결과를 낸 사례를 소개했다. 그는 “생산성 개선의 관점에서 볼 때 물류와 배달 부문에선 분명히 디지털 성과가 있었다”며 “여러 기업이 기술을 이 부문에서 활용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고 했다.
이어 핵심 사업을 디지털 영역으로 확대한 예로 월마트를 꼽았다. 리우 회장은 “월마트는 아마존과 경쟁하기 위해 전자상거래 회사로 변신해 사업 범위를 넓혔다”고 설명했다. 디지털 부문에서 새로운 핵심 사업을 찾은 사례도 있었다. 리우 회장은 “벤츠와 BMW 같은 거대한 기업이 손잡고 모빌리티 서비스에 투자했다”며 “경쟁사라고 할 수 있는 기업끼리 미래 핵심 사업을 위해 합작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마이크로소프트(MS)는 클라우드 서비스를 확장해 위험을 무릅쓰고 공공 부문 서비스로 넘어갔다”며 “효율성보다는 열정적으로 새로운 것에 도전해야 새로운 비즈니스를 창출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리우 회장은 “공유 및 구독경제가 커지는 점을 생각할 때 아마존과 알리바바 같은 글로벌 플랫폼이 있는 회사는 미래에도 쉽게 돈을 벌 수 있겠지만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같은 작은 회사는 더욱 성공하기 힘들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고경영자의 열정에 달렸다”
그렇다면 미래에 어떻게 해야 디지털 부문에서 돈을 벌 수 있을까. 리우 회장은 세 가지를 하라고 조언했다. 다른 데 눈 돌리지 말고 핵심 사업에 집중하라는 게 첫 번째다. 기술보다 사람에 신경 써야 한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리우 회장은 “디지털을 기술적 실험으로 치부하는 게 문제”라며 “조직의 중간에 해당하는 사람을 잘 교육하고 그들의 열정과 충성심을 자극해 최고의 디지털 인재로 클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고경영자(CEO)의 열정을 디지털 부문에서 성공할 수 있는 마지막 퍼즐로 지목했다. 리우 회장은 “CEO는 위험을 감수하고 실패할 용기가 있는지 스스로 묻고 성공하기 위해 과감하게 실험해야 한다”며 “유능한 사람을 교육하도록 그들에게 책임을 위임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이날 마지막 기조강연자로 나선 나이젤 안드라드 AT커니 글로벌 고객경험 및 디자인씽킹본부 대표는 ‘40 대 50 대 60 법칙’을 디지털 성공의 조건으로 들었다. 안드라드 대표는 “전체 제품의 40%를 디지털화해야 하고, 전체 거래의 50%를 온라인 채널로 구성해야 한다”며 “무엇보다 직원의 60%는 확실하게 디지털 교육을 해야 디지털화에 성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디지털 혼란’이라는 개념도 제시했다. 안드라드 대표는 “많은 기업이 디지털 부문에서 무언가를 하고 투자도 늘리고 있다”며 “이처럼 디지털 활동은 많이 하지만 성과는 없어 다들 디지털 혼란을 겪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거창하게 움직이려 하지 말고 5~6명으로 구성된 팀을 여러 개 꾸려 빠르게 움직이는 발상의 전환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인설/안효주 기자 surisu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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