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수사기관과의 공조 등 검찰 내 국제업무를 전담하는 대검찰청 국제협력단이 내년부터 정식 부서가 될 전망이다. 대검 훈령에 따라 2010년 설치돼 10년 동안 임시조직(비직제 부서)으로 운영되고 있는 국제협력단은 지난 6월 21년간 국외 도피생활을 하던 고(故) 정태수 한보그룹 회장의 아들 정한근씨를 국내로 송환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해 주목 받았다. 법조계에선 검찰의 국제 공조수사 대응능력이 한층 강화될 것이란 기대가 나오고 있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검과 법무부는 지난 8월 행정안전부 등과 협의를 거쳐 국제협력단을 국제협력담당관실로 이름을 바꿔 정식 부서로 편성하기로 했다. 정부는 국회의 예산 심의가 끝나는 대로 국제협력단의 정식 직제화를 위한 규정 개정 작업에 착수할 예정이다.
범죄를 저질러놓고 해외로 도피해 기소가 중지된 자는 2013년 367명에서 지난해 686명으로 증가했다. 이 같이 해외도피사범이 많아지고, 초국가적 범죄도 확산되면서 외국 형사사법기관과의 공조와 협력을 담당하는 국제협력단의 역할도 중요해지고 있다.
하지만 그동안 국제협력단은 비직제 부서여서 애로사항이 많았다. 정식 직제가 아니다보니 검사와 수사관 등 근무인력 상당수를 다른 검찰청에서 파견받는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이들 대다수가 오랜 기간 소속청 자리를 비울 수 없는 만큼 인원 변동이 잦아 업무의 연속성 확보가 쉽지 않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국제 공조수사는 일종의 ‘사람장사’”라며 “해외 수사기관과 신뢰를 쌓아야지 원활한 업무처리가 가능한데 한국쪽 담당자가 계속 바뀌면 네트워크를 쌓을 수 없다”고 말했다.
특히 범인이 우리나라와 범죄인인도조약 등을 맺지 않은 국가로 도망갔을 땐 ‘상호주의’에 입각해 해당 나라의 수사기관과 공조를 하는 경우가 많다. 외교부 등 공식채널을 거치지 않고 양국 수사기관이 “지금 도와주면 나중에 우리가 당신을 도와주겠다”는 식으로 직통으로 연락을 해 업무를 수행하는 것이다. 이 같은 조약 외 공조 사건에선 더욱 양국 담당자들 사이 오랜 인적 네트워크가 중요하다.
역시 대검 내 임시조직인 특별감찰단도 국제협력단과 마찬가지로 내년부터 정식 부서로 바뀔 예정이다. 지난 8월 행안부가 특별감찰단에 대해서도 정식 직제화를 수용하면서다. 특별감찰단의 명칭은 감찰3과로 변경된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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