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부백 연구개발센터장 "9개월간 1만번 밥 지으며 당질저감 밥솥 개발했죠"

입력 2019-11-22 17:30   수정 2019-11-23 00:47

“9개월 만에 80㎏으로 13㎏이 빠지는 바람에 양복을 다시 맞췄어요.”

지난 21일 만난 장부백 위니아딤채 연구개발센터장(전무·사진)은 “당질저감 밥솥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당 성분이 줄어든 쌀밥을 삼시 세끼 먹은 덕분”이라고 말했다. 위니아딤채는 지난 7월 당질(탄수화물)을 최대 39% 줄여주는 당질저감 IH압력밥솥 ‘딤채쿡 당질저감 30’을 선보였다. 당질은 쌀의 79%를 차지할 만큼 밥의 주요 성분이다. 딤채쿡 당질저감30은 ‘트레이 필터링 구조’와 ‘당질저감 취사 알고리즘’을 적용해 밥 속 당질 성분을 일반 밥솥으로 지은 백미보다 평균적으로 33%, 쌀의 품종에 따라 최대 39% 낮춰준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당뇨로 고생하다 돌아가신 어머니께서는 평생을 보리밥과 현미밥만 드셨습니다. 어느 날은 마음 편히 쌀밥을 드시고 싶다고 하시더라고요. 당뇨 환자들이 쌀밥을 마음껏 드실 수 있도록 해드리고 싶었습니다.”

제품 개발은 쉽지 않았다. 쌀에 붙어 있는 당질이 녹아내리도록 하기 위해 물 양을 늘렸더니 밥이 아니라 죽이 됐다. 트레이 구조를 최적화하고, 당질 저감을 위한 최적의 물 양을 알아내야 했다. “밥솥 책임자가 네 개의 밥솥에 하루 여덟 번씩 32회 밥을 지었어요. 그렇게 1년을 준비했으니 1만 번 이상 밥을 지은 셈입니다.” 밥솥 개발 책임자였던 박경은 딤채발효미과학연구소 선행기술팀 선임연구원은 일본으로 날아가 밥 소믈리에(쌀·밥 전문가) 자격증까지 땄다.

장 센터장은 “IH압력밥솥에 당질저감 기능을 넣은 것은 세계에서 처음”이라고 말했다. 딤채쿡 당질저감 30 밥통에는 바닥에 구멍이 뚫려 채반처럼 생긴 트레이가 들어 있다. 밥을 짓는 과정에서 밥물에 당질이 녹아내리는데, 녹아내린 물은 트레이 아래로 떨어진다. 기존 밥솥은 당질이 녹아내린 물로 밥을 짓기 때문에 당질이 다시 쌀알에 달라붙는다. 당질을 줄였다고 해서 밥맛이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위니아딤채는 당뇨 환자뿐만 아니라 다이어트하는 사람들도 고객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글=고재연/사진=김범준 기자 ye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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