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현지시간) 치러진 루마니아 대선 결선투표에서 친유럽연합(EU)·반민족주의 성향의 클라우스 요하니스 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했다. 반EU 정서와 민족주의가 득세해온 동유럽 국가들 사이에서 최근 들어 EU가 지향하는 가치를 지지하는 움직임이 세력을 키우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루마니아 선거 당국에 따르면 국민자유당(PNL) 소속인 요하니스 대통령은 이날 선거에서 약 63%의 득표율로 승리했다. 맞상대인 사회민주당(PSD) 소속 비오리카 던칠러 전 총리의 득표율은 37%에 그쳤다.
요하니스 대통령은 2014년 당시 집권당이던 PSD의 부정부패 문제를 집중 공략하며 대통령에 당선됐다. 그는 지난 임기 동안 PSD 정부의 민족주의 기류에 대항하는 동시에 EU에 대한 지지를 표명해왔다.
외신들은 지난 번 대선과 비교해 요하니스 대통령과 PSD 측 후보 간 표차가 더 커진 사실에 주목했다. 5년 전 선거 당시 요하니스 대통령의 득표율은 55%였다. AFP통신은 “이번 대선 결과를 통해 루마니아에서 EU 지지 추세가 확산되고 있다는 사실이 재확인됐다”고 진단했다.
루마니아는 헌법상 총리가 행정실권을 갖는 이원집정부제로, 대통령은 외교·국방 분야만을 담당한다. 최근까지 루마니아 집권당이었던 PSD는 부정부패 문제가 불거지면서 지난달 10일 의회 불신임 투표에서 패배했다. 지난 4일에는 PNL 소속인 루도비치 오르반 총리의 새 내각이 의회 신임을 받는 데 성공하면서 정권 교체가 이뤄졌다.
정연일 기자 nei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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