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빔]신형 K5가 밀레니얼 세대를 겨냥한 이유

입력 2019-11-26 09:33   수정 2019-11-26 10:22


 -쏘나타 맞불 대신 타깃층 집중 공략
 -연 7만대 수준 목표...한정된 생산량 반영한듯

 기아자동차의 3세대 K5가 사전 계약 개시 첫날에 7,000대에 육박하는 실적을 올린 가운데 과거 1세대의 돌풍을 재현할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무엇보다 기아차는 K5가 패밀리카의 수요가 가장 많은 세그먼트인 중형 세단에 속함에도 불구하고 2030으로 대표되는 '밀레니얼 세대'를 집중 공략하겠다고 나서 그 배경에 관심이 모인다.   

 K5는 2010년 로체의 후속으로 화려하게 등장했다. 기아차는 아우디와 폭스바겐에서 디자인 총괄을 역임한 피터슈라이어를 전격 역임, 호랑이코를 연상케하는 디자인을 K5에 이식시켜 해외에서 잇따른 호평을 받았고 이듬해인 2011년 중형세단 부문에서 쏘나타의 판매를 턱밑까지 추격하는 저력을 보였다. 그러나 2015년 기대를 모았던 2세대는 1세대와 달리 '기대 이하'라는 시장의 평가를 받으며 1세대 판매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후 국내 중형 세단의 수요가 준대형 세단과 SUV로 대거 이동하면서 탄탄했던 쏘나타의 입지가 예전만 못해졌고, 이에 K5는 더욱 설 곳이 줄었다. 그러다 올해 절치부심한 쏘나타가 완전변경을 거쳐 등장했고 월평균 1만대 가까운 실적을 회복했다. SUV와 준대형 세단이 이끌던 국내 승용 시장에 다시 한 번 '중형 세단 돌풍'을 일으킨 것. 여기에 같은 플랫폼과 파워트레인을 공유하는 신형 K5가 8개월 만에 동참, "디자인에서 만큼은 쏘나타 보다 낫다"는 호평을 받으며 8년 전 영광을 재현할 기회에 마주했다. 

 한국을 대표하는 중형세단 쏘나타는 여전히 패밀리카 수요를 적극 노리며 딱히 타깃 연령층을 특정하지 않는다. 반면 K5는 20대 초반에서 30대 후반을 대표하는 '밀레니얼 세대 개인'을 타깃으로 한다. 업계는 기아차가 내세운 '젊은 디자인' 외에도 현실적인 연간 생산량, 쏘나타와의 출혈 경쟁 회피 등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했다. 



 실제 K5는 현재 경기도 화성공장에서 K7과 같은 라인에서 혼류 생산 중이다. 두 차종의 합산 월 생산 가능대수는 1만2,000대 수준으로 월 1만대 이상의 단독 공급이 가능한 쏘나타와 비교하면 생산 능력이 현저히 차이난다. 여기에 K7의 판매가 호조를 띄고 있는 상황에서 기아차가 무리하게 신형 K5의 생산량을 늘릴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게 업계 전망이다. 기아차가 K5의 연간 목표를 7만대 수준으로 잡은 것도 이 같은 생산 능력을 반영한 결과로 풀이된다. 
 
 또 쏘나타의 점유율을 뺏어오는 전략보다는 최근 주력 구매층으로 떠오르고 있는 밀레니얼세대를 공략함으로써 현대기아차그룹이 얻을 수 있는 득이 더 많다는 얘기도 나온다. 쏘나타 뿐 아니라 최근 출시한 현대차 신형 그랜저 역시 젊은 디자인을 앞세워 3040 소비층을 타깃으로하는 만큼 기아차 입장에서는 타깃 연령대를 더 낮춰야만 쏘나타와 그랜저의 그늘에 가리지 않게 된다는 해석이다. 
 
 지난해 기아차 최다 판매 제품이 카니발(7만6,362대)이었던 사실을 감안하면 신형 K5의 목표 실적 7만대는 베스트셀링카로 키우겠다는 것과 같다. 기아차의 바람처럼 K5가 브랜드 주력으로 화려하게 부활해 활기찬 새해를 맞을 수 있을지 기대된다. 

김성윤 기자 sy.auto@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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