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온라인 증권사 1·2위 찰스슈와브-TD아메리트레이드 합병

입력 2019-11-25 22:30   수정 2019-11-26 00:12

미국 1위 온라인 증권사 찰스슈와브가 2위 TD아메리트레이드를 합병한다. 온라인 주식거래 수수료를 ‘0’으로 낮추며 출혈 경쟁을 해온 미 증권업계의 통폐합이 가속화될 것이란 관측이다.

찰스슈와브는 25일(현지시간) TD아메리트레이드를 260억 달러(약 30조6000억 원)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찰스슈와브가 TD아메리트레이드 주식을 전부 사들이는 거래다. TD아메리트레이드 주주는 인수 절차 종료 예상 시점인 내년 하반기에 찰스슈와브 주식 1.0837주 또는 52.23달러를 받게 된다.

찰스슈와브 측은 “인력과 부동산 등의 구조조정을 통해 두 회사가 20억 달러 규모의 비용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두 회사는 고객 수 2400만 명, 자산 5조 원을 보유한 거대 증권사로 발돋움하게 된다. 9월 결산인 두 회사의 지난 회계연도(2018년 10월~2019년 9월) 합계 매출은 168억 달러, 순이익은 60억 달러에 이른다.

찰스슈와브는 지난달 초 온라인 주식 거래 수수료를 ‘0’으로 낮췄다. 로빈후드 등 실리콘밸리 기반의 무료트레이딩 앱(응용프로그램)이 급속히 확산되며 고객을 잃어 대응에 나선 것이다. 찰스슈와브의 발표 직후 TD아메리트레이드, E트레이드, 피델리티 등도 모두 수수료를 없앴다.

찰스슈와브는 거래 수수료를 포기하면서 매 분기 거둬온 9000만~1억달러의 수익을 잃게 됐다. 이 때문에 합병을 통해 비용을 절감하고 몸집을 키우려는 것으로 분석된다.

두 회사의 합병이 최종 성사되려면 경쟁 당국의 심사를 거쳐야 한다. KBW의 카일 보이트 애널리스트는 “경쟁 당국이 시장 경쟁 정도를 얼마나 심각하게 보느냐에 따라 상당히 큰 장벽에 맞닥뜨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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