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을 아시아의 핀테크 허브로 만들기 위한 핀테크 유니콘 기업 육성 프로젝트가 본격적으로 가동된다. 부산시와 BNK금융그룹이 부산에 핀테크(금융기술) 클러스터를 조성해 기업가치 10억달러 이상의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인 유니콘 기업 육성에 나섰다. 추락하는 조선과 자동차 등 제조산업 대신 4차 산업혁명을 이끄는 고부가가치 분야의 핀테크 기업을 육성해 미래의 먹거리산업으로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시는 25일 벡스코에서 열리는 한·아세안 특별정상회담을 기회로 정부와 함께 입주기업의 남방국 진출을 지원한다. 부산을 찾는 외국투자자는 물론 벤처캐피털(VC) 등을 대상으로 국내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서다. 오거돈 부산시장은 “블록체인 특구 지정, 유-스페이스 BIFC 개소 등 핀테크 육성 플랫폼 구축과 함께 더욱 다양한 성장 프로그램을 개발해 기업을 지원하겠다”며 “부산을 명실상부한 핀테크 산업의 글로벌 메카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부산시는 부산 핀테크 기업들과 함께 금융도시 싱가포르에 첫선을 보였다. 시는 지난 11일부터 15일까지 열린 세계 최대 규모 핀테크 전문 전시·콘퍼런스 행사인 ‘2019 싱가포르 핀테크 페스티벌’에 유-스페이스(U-Space) BIFC 입주기업들과 함께 참가했다. 유-스페이스 BIFC 입주기업은 130개국 4만5000여 명, 500개 업체가 참여하는 싱가포르 핀테크 페스티벌에서 세계 무대에 기업을 알리고 싱가포르 소재 투자기업(VC)을 대상으로 투자유치에도 나섰다. 시 관계자는 “11월 부산에서 열리는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를 계기로 한류 바람을 타고 많은 스타트업이 신남방과 신북방 지역에 진출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부산시는 14일 부산국제금융센터 11층에서 유-스페이스 BIFC 개소식을 하고 가동에 들어갔다. 이곳에는 지난 3월 전국 최초로 부산시와 BNK금융그룹이 손잡고 조성한 공간으로 금융과 연관된 핀테크 블록체인 금융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 등 총 36개 기업이 입주했다. 유-스페이스 BIFC는 부산국제금융센터 2단계 내 5개층(11~15층)에 자리잡았다. 11층은 교육장 및 회의실, 세미나실 등으로 활용되며 12층과 14층은 핀테크 기업 전용공간으로, 13층과 15층은 각각 BNK핀테크 랩과 핀테크 선도기업(유치 예정) 입주공간으로 사용되고 있다. 시는 내년까지 역외 기업 등 총 50개 업체를 유치할 계획을 세웠다.
시는 지난해 8월 ‘새로운 10년 금융중심지 추진 전략’을 발표하고, 핀테크 등 금융기술기업 클러스터화를 추진해왔다. 유-스페이스 BIFC는 앞서 ‘핀테크 허브센터’로 불리며 지난 8월 초 문을 열었다. 이번에 새로운 이름을 내걸고 핀테크 유니콘 기업을 배출하기 위한 요람 역할을 톡톡히 할 전망이다. 시는 입주기업에 임대료와 인건비를 지원한다. BNK금융그룹은 이들 기업에 투자를 지원한다. 그룹 내 계열사들과 함께 다양한 협력사업을 펼쳐 핀테크와 블록체인 분야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유니콘 기업을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BNK금융그룹과 글로벌 공유오피스기업인 위워크는 BIFC 13층에 문을 연 ‘BNK핀테크 랩’을 운영해 스타트업 육성과 입주기업의 국내외 진출 사업을 전담한다. 크라우드펀딩 전문기업인 오픈트레이드도 참여해 BNK금융그룹, 한국예탁결제원과 함께 초기 자본금 확보가 절실한 입주기업에 자금을 지원할 예정이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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