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수 구속영장 발부될까 … 청와대 윗선 수사확대 분수령

입력 2019-11-26 07:57   수정 2019-11-26 07:58


금융위원회 재직 당시 업체로부터 뇌물을 받았다는 의혹을 받는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청구되면서 청와대 감찰 무마 의혹 수사도 속도를 내고 있다.

검찰은 25일 유재수 전 부시장의 뇌물수수 의혹과 관련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지난 21일 유 전 부시장을 피의자로 불러 조사한 지 나흘 만이다.

유 전 부시장에게 적용된 혐의는 뇌물수수와 수뢰후부정처사, 청탁금지법 위반 등 세 가지로 당초 특가법상 뇌물수수 혐의가 적용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구속영장에는 특가법이 빠졌다.

검찰에 따르면 특가법상 뇌물수수는 한 사람에게 받은 뇌물이 3000만 원이 넘어야 하는데 유 전 부시장은 그렇지 않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행정고시 출신인 유 전 부시장은 노무현 정부 청와대에서 제1부속실 행정관으로 근무한 뒤 박근혜 정부 국무조정실 등 외부 파견을 이어오다 지난 2015년 금융위 기획조정관으로 복귀했다. 지난 2017년 금융위원회 금융정책국장으로 근무하면서 업체 관계자들에게 차량 등 각종 편의와 자녀 유학비, 항공권 등을 지원받았다는 의혹으로 수사를 받았다.

당시 청와대 특별감찰반의 감찰을 받았지만 별다른 징계는 받지 않았으며, 더불어민주당 전문위원을 거쳐 지난해 7월 부산시 부시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최근 검찰 수사가 시작되자 사퇴했다.

김태우 전 특감반원과 한국당은 당시 민정수석실 보고라인에 있던 이인걸 특감반장부터 박형철 반부패비서관과 백원우 민정비서관, 조국 민정수석과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까지 고발한 바 있다.

검찰은 동시에 2017년 유 전 부시장에 대한 청와대 특감반의 감찰이 석연찮은 이유로 무마됐다는 의혹 수사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김태우 전 수사관은 "2017년 말 이모 특감반원이 유 전 부시장에 대한 제보를 받아 감찰조사를 하던 중 갑자기 윗선의 압력으로 조사가 중단됐다"고 했다.

당시 민정수석이던 조국 전 법무부장관에 대한 수사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승재현 형사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뇌물죄는 받은 사람마다 각 별죄를 구성하기 때문에 4개업체 개별로 받은 뇌물 액수가 3천이 넘어야 특가법 적용이 가능하다"면서 "이러한 사정 때문에 검찰은 형법상 뇌물수수죄로 영장범죄사실을 기재했을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영장이 발부되기 위해서는 범죄 소명이 상당히 이루어지고 증거인멸 도주우려가 있다는 점을 입증해야 된다"면서 "개별 기업으로 부터 3000만 원 이상 뇌물받았다는 점이 명확하지 않는데 무리하게 특가 뇌물죄로 영장청구하면 법원에서는 범죄의 소명이 없다고 영장을 기각할 수 있다. 고위공직자가 뇌물을 받았다는 사실을 상당하게 소명하고 사건 무마를 청탁한 정황이 있다면 증거인멸이라는 영장청구의 필요성이 인정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고위공직자의 부패 범죄는 그 자체로 무거운 범죄로 무관용의 엄정한 사법처리가 요구되는 사건이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유 전 부시장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는 27일 오전 10시 30분 서울동부지법에서 권덕진 영장전담부장판사의 심리로 열릴 계획이다. 유 전 부시장의 신병 확보 여부는 청와대 윗선 무마의혹으로 수사가 확대될지, 아니면 급제동이 걸릴지 판가름할 변곡점이 될 가능성이 높은 상태라 주목된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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