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휴무 찬성이 반대의 두 배
서울교육청이 발족한 ‘학원 일요휴무제 공론화추진위원회’는 171명의 시민참여단 가운데 62.6%(107명)가 학원 일요휴무제 도입에 찬성했다고 26일 밝혔다. 반대 의견은 32.7%(56명), 유보 입장을 밝힌 시민은 4.7%(8명)였다. 시민참여단은 초·중·고교 학생 66명, 학부모 54명, 교사 24명, 일반시민 27명으로 구성됐다. 시민참여단은 지난달 26일과 이달 9일 두 차례 숙의 시간을 가졌다.
찬성 의견을 밝힌 시민참여단의 60.7%는 찬성 이유로 ‘학생의 건강권과 휴식권을 제도적으로 보장해주기 위해’를 꼽았다. ‘주말을 가족과 함께 보낼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19.6%) ‘사교육에 대한 높은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15.9%)라는 이유가 뒤를 이었다. 반대 의견을 나타낸 시민참여단은 ‘학생들이 자율적으로 학습할 권리를 침해하기 때문’(55.4%) ‘불법 개인교습, 변종 교습소 등 사교육비 부담만 커지기 때문’(28.6%)을 반대 이유로 들었다.
공론화추진위원장을 맡은 임승빈 명지대 행정학과 교수는 이날 “공론화로 도출된 결과와 함께 소수의견으로 제시된 반대 의견도 정책 추진 과정에서 면밀하게 검토해야 한다”며 “서울교육청에 학원 일요휴무제 도입을 권고한다”고 말했다.
시행까지는 첩첩산중
조 교육감은 “공론화에서 나온 의견을 겸허히 수용하겠다”며 “공론화 결과와 내년 상반기 나올 관련 정책연구 결과를 함께 검토해 교육정책에 반영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실제 정책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라는 분석이 많다. 현행 ‘학원의 설립·운영 및 과외교습에 관한 법률’은 일선 교육청이 학원의 휴무일을 임의로 지정할 수 없도록 막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울교육청은 조례안을 마련해 학원 일요휴무제 도입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이어서 실효성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다.
대형 입시학원 관계자는 “입시 부담은 그대로인 상황에서 학원 영업만 막는다고 학생들의 부담이 줄어들지는 않는다”며 “학생들은 인터넷 강의와 개인과외, 경기지역으로의 ‘원정 수강’ 등 우회로를 택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울교육청이 올해 학원 및 교습소 1133곳을 조사한 결과 45.5%(516곳)가 일요일에도 문을 여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의진 기자 justj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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