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박 불쾌' 발언 쏟아낸 금융위…은행권 '살얼음판'[이슈+]

입력 2019-11-27 09:52   수정 2019-11-27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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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상품(DLF·DLS) 사태 이후 금융권에 낀 먹구름이 개지 않고 있다. 고위험 신탁 판매 금지에 반발하는 은행권을 향해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협박 말라'는 경고를 날리는 등 살얼음판 형국이 계속되는 모양새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전날 경기 파주에서 열린 간담회 행사를 마친 후 은행권에 대한 쓴소리를 쏟아냈다.

먼저 은 위원장은 "은행들이 '신탁 상품이 다 죽는다'고 (금융당국을) 협박해선 안된다"며 경고했다. 이번 사태는 은행이 잘못해서 시작된 일인데 오히려 은행들이 피해자가 된 것처럼 행동한다는 것이다.

그는 "엊그제까지 잘못했다고 빌었던 사람들 맞나 싶다"며 "신탁이 고사할 것이라는 은행들의 주장을 이해하기 어렵고 4% 수익률 상품은 다 사라지게 생겼다는 식의 얘기도 불쾌하다"고 했다.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상품의 대규모 원금손실 사태가 발생하자, 금융당국은 시중은행이 고위험 사모펀드와 신탁 상품을 아예 판매하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의 대책을 내놨다. 이에 은행권 안팎에선 과도한 규제로 중위험, 중수익 상품까지 사라질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대책 발표 이후 금융당국과 시중은행 간의 기싸움도 팽팽해졌다. 은행들이 공모형 주가연계신탁(ELT) 판매는 허용해달라고 요구하면서다.

대부분의 ELT 상품은 개별 종목의 주가나 주가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주가연계증권(ELS)을 담고 있다. ELS는 은행권이 놓칠 수 없는 시장이다. 원금손실 가능성이 20~30%에 달해 고위험상품으로 분류되지만 판매 규모만 43조원에 달하기 때문이다.

여론이 긍정적이지 않은 상황에서 금융당국도 물러설 기미는 없다. 참여연대는 금융당국이 오히려 이번 사태를 키웠다고 비판하는 상황이다. 관리 감독 소홀이 DLF사태 발생의 근본적 원인이라는 것이다.

전날 DLF·DLS 피해자비상대책위원회와 민주노총, 금융정의연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참여연대는 금융감독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저축은행 사태, 키코(KIKO) 사태, 동양증권 사태 등 대규모 금융소비자 피해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당국의 감독 부실과 전문성 부족이 드러나고 있다"며 "금감원과 별개의 금융소비자 감독기구 설립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현재 참여연대 금융센터는 감사원에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고용보험기금에 대한 감사 청구서를 접수한 상태다.

한편 금융위는 이달 말까지 업계의 의견 수렴을 통해 DLF·DLS 대책 최종안을 확정한다.



채선희 한경닷컴 기자 csun00@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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