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회사들의 인공지능(AI) 스피커 경쟁이 점입가경이다. AI 스피커를 기반으로 한 특화 서비스를 속속 내놓고 있다. SK텔레콤은 AI 스피커 ‘누구’, KT는 ‘기가지니’를 내세워 생태계 확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27일 SK텔레콤은 농협은행과 손잡고 음성으로 이용할 수 있는 모바일뱅킹 앱(응용프로그램) 서비스를 시작했다. 모바일뱅킹 앱 NH올원뱅크에 SK텔레콤의 AI 스피커 누구의 음성인식 기능을 넣었다. 터치 없이 음성만으로 메뉴 검색이나 송금 등이 가능하다.
KT 역시 AI 스피커 기가지니를 활용한 서비스를 늘리고 있다. 이날 KT는 아파트 커뮤니티 모바일 서비스 기업인 아파트너와 손잡고 ‘기가지니 우리아파트’ 서비스를 출시했다. AI 기술을 활용해 아파트 주민들에게 생활편의 기능을 제공한다. AI 스피커 기능이 있는 TV를 활용해 음성으로 조명과 온도 등을 제어하고 독서실 헬스장 등 커뮤니티 시설을 예약할 수 있다. 방문 예정 차량 등록, 아파트 관리비 검색 등도 가능하다. KT는 송파 헬리오시티, 고덕그라시움, 힐스테이트삼송역 등 전국 750여 개 단지에 이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제휴를 통해 AI 스피커의 기능을 추가하는 것은 통신사들이 꾸준히 활용하고 있는 전략이다. KT는 노보텔 등 호텔 체인에 ‘기가지니 호텔’을 구축하고 있다. 현대중공업그룹과는 5G로봇과 스마트팩토리 분야에 협력하면서 음성으로 조작하는 협동로봇을 개발하고 있다. SK텔레콤 역시 내비게이션 앱 T맵 등에 자사 AI 스피커 누구를 적용했다.
AI 기능이 적용된 서비스를 확장하는 이유는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보기 때문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국내 AI 스피커 누적 판매량은 지난 3월 기준 412만 대였고 연말까지 800만 대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각사는 누구, 기가지니 등 자체 AI 생태계를 확장하기 위해 ‘개방’ 전략을 쓰고 있다. 개발자들이 앱이나 제품에 자유롭게 AI 기능을 넣을 수 있도록 소프트웨어개발자키트(SDK)를 공개하는 방식이다. SK텔레콤은 지난 10월 누구의 SDK를 공개했다. KT는 2017년부터 SDK를 제공해 왔다. 이달에는 클라우드에서 AI 기능을 활용할 수 있는 기가지니 인사이드를 파트너사에 공개했다.
홍윤정 기자 yj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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