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가 응급환자가 된 경우 어린이 이용시설 관리 종사자가 즉시 응급조치를 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은 '해인이법' 입법을 촉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에 대한 동의가 마감 하루를 앞두고 20만명을 넘었다.
지난 달 29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우리아이의 억울한 죽음은 끝나지 않았습니다. 해인이법의 조속한 입법을 청원합니다'라는 제목의 청원글이 게재됐다.
청원인은 자신을 '3년 6개월 전 용인 어린이집 차량 사고로 너무나 허망하게 딸을 잃은 고(故) 이해인의 엄마'라고 밝혔다.
그는 "지난 2016년 4월 14일 오후 2시 55분쯤 경사로에 주차된 차량이 뒤로 밀려 내려오면서 어린이집 하원 차를 타기 위해 줄 서 있던 해인이와 통학 차량 지도 교사가 충돌했다"면서 "제 딸은 중상, 교사는 가벼운 경상을 입었으나 어린이집의 미흡한 대처로 병원에 도착하기 전 심정지가 왔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어 "구급차에서 산소 호흡기까지 착용한 심각한 상태였으나 담임교사는 엄마에게 이모티콘을 넣어 괜찮다는 메시지를 보냈다"면서 "어린이집 측이 아이의 외상이 없다는 이유로 안일하게 판단했지만 해인이의 사망 소견은 장기파열로 인한 과다출혈이었다"고 설명했다.
청원인은 △해인이법의 조속한 통과 △어린이집 차량이 도로·인도가 구분되는 곳에서 승차하도록 하고 안전펜스를 의무화할 것 △영유아보육법 제31조 위반에 대한 처벌 강화 △원내 CCTV 영상 열람 의무화 △사고 전력이 있는 어린이집 휴원·리모델링·매각할 경우 기관의 철저한 조사 △공탁금 제도 양형기준을 개선할 것 등을 촉구했다.
해인이법은 2016년 8월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어린이안전 기본법으로 대표 발의했지만 현재 국회에서 계류 중이다.
해당 청원은 이해인 양의 부모가 KBS Joy '무엇이든 물어보살'에 직접 출연하면서 널리 알려졌다. 이해인 양의 부모는 방송에서 "국민청원 마감 날짜인 28일 안에 20만명을 달성해야 하는데, 아직 많이 저조하다. 참여를 부탁드린다"며 관심을 호소했다.
이후 실시간 검색어 1위에 '해인이법'이 오르는 등 국민적 관심이 뜨거워지면서 해당 청원에 대한 동의가 20만명을 넘었고, 이에 따라 청와대 및 관계부처 답변을 들을 수 있게 됐다.
이해인 양의 어머니는 지난 2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어린이 교통안전 강화 대책 당정협의'에도 참석해 해인이법 통과를 촉구했다. 더불어민주당과 정부는 이날 협의에서 '해인이법'을 포함해 '민식이법', '하준이법' 등 아이들의 이름을 딴 어린이 교통안전법안을 조속히 통과시키겠다고 약속했다.
방정훈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