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를 마친 후 강대국을 이으며 평화·번영을 만들 교량국가의 꿈을 실현하고 싶다는 각오를 다졌다.
문 대통령은 27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을 통해 부산에서 열린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및 한·메콩 정상회의 종료에 따른 소회의 글을 올렸다.
문 대통령은 "아세안 국가는 젊고 역동적이며 성장 잠재력이 매우 크다"며 "그럼에도 이 나라들은 고유한 문화를 간직하며 자신의 방식대로 한발 한발 성장하기를 원한다"고 운을 뗐다.
이어 "강대국 사이에서 정체성을 지키며 경제성장과 민주주의를 동시에 이룬 우리의 경험이 아세안에 매력적인 이유"라면서 "아세안과의 경제협력은 서로의 미래세대에게 많은 혜택이 돌아가게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문 대통령은 "아세안 국가는 조화를 중시하며 포용적이다. 양극화와 기후환경, 국제적 분쟁같이 우리가 공동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많지만 일찍부터 아세안은 대화로 해법을 찾아가고 있다"고 언급했다.
또 "이는 상생을 미덕으로 삼는 '아시아의 정신'이 그 밑바탕에 있기 때문일 것"이라며 "21세기에는 아시아의 지혜로 인류에게 희망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이제 부산에서부터 육로로 대륙을 가로지르는 일이 남았다"면서 "우리는 강대국들 사이에서 어려움을 겪는 나라가 아니라, 강대국들을 서로 이어주며 평화와 번영을 만드는 나라가 될 수 있다. 부산이 그 출발지로, 국민과 함께 그 꿈을 실현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는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를 통해 아세안 지역으로 외교의 지평을 넓힌 만큼 신남방정책이 북한과 유라시아를 무대로 하는 신북방정책과 시너지 효과를 내기 위해 현재 교착 상태인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진전시키겠다는 뜻으로 분석된다.
문 대통령은 또 "우리의 오래된 꿈은 대륙과 해양의 장점을 흡수하고 연결해 교량국가가 되는 것"이라며 "아세안 10개국과 우정을 쌓으면서 우리는 더 많은 바닷길을 열었다"고 언급했다.
이어 "아세안의 정상들이 보여주신 배려와 의지가 아시아를 넘어 세계를 더 따뜻하고 더 역동적이며 더 평화로운 곳으로 변화시킬 것"이라며 "지난 나흘은 '아세안의 꿈'이 곧 '한국의 꿈'이었음을 확인하는 시간이었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는 25~26일 부산에서 열렸다. 현 정부에 들어 국내에서 개최되는 최대 규모의 국제회의로, 각국 대표, 기업인, 국민들 포함 약 1만명 이상의 인원이 참여했다.
1989년부터 시작된 이번 회의에는 필리핀,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타이, 브루나이, 베트남, 라오스, 미얀마, 캄보디아 총 10개국의 아세안공동체가 함께해 지속적인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베트남·태국·미얀마·라오스·캄보디아 등 메콩강 유역 5개국이 참여해 27일 진행된 한-메콩 정상회의에서도 한국과 메콩의 상생 협력 방안, 그리고 앞으로 나아갈 방향에 대해 생각을 나눴다.
이들 10개국은 총 인구 6억5000여만명, GDP 2조9000억 달러 수준의 거대 단일시장으로, 젊고 역동적인 인구구조로 높은 성장잠재력 보유하고 있다.
방정훈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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