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익 강릉商議 회장 "영동지역 개발 항상 후순위…강릉, 혁신도시 지정해 키워야"

입력 2019-11-27 17:48   수정 2019-11-28 00:40


강원 강릉상공회의소는 정부가 계획 중인 제2 혁신도시 지정을 앞두고 강릉이 지정되도록 다음달 ‘강릉혁신도시유치 추진위원회’를 구성해 정부에 대응하기로 했다. 추진위원회는 강릉상의를 중심으로 지방자치단체, 시민사회단체, 대학 등 각계각층이 모여 혁신도시 유치를 위한 서명운동과 캠페인, 홍보활동도 벌일 계획이다. 강릉이 2018 평창동계올림픽 이후 KTX 등 교통·관광 인프라가 구축되고 통일을 대비한 동해북부선(강릉~제진 간 104.6㎞) 사업 등을 준비하고 있지만 여전히 국가균형발전에 소외돼 있다는 게 강릉상의의 판단이다.

지난해 4월 취임한 김형익 강릉상공회의소 회장(동림푸드 대표·66)은 27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정부의 각종 개발정책에서 제일 소외된 지역은 강원도이고, 특히 영동지역 개발은 늘 후순위였다”며 “정부는 제2 혁신도시 중 하나로 강릉을 선정해 동해안시대 거점도시로 육성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2005년 시작한 제1 혁신도시는 이전 공공기관과 지역혁신 주체 간 선순환고리를 조성하지 못했다”며 “강릉은 건강, 웰빙, 교육, 문화, 레저 등의 생활인프라와 동해안경제자유구역, 강릉과학산업단지 등 산학연관 클러스터가 구축돼 있어 이전 기관과 상생 발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강릉상의는 1947년 일제강점기 때 지역의 뜻있는 기업인들이 일본 기업인의 수탈에 대항하기 위해 설립해 올해로 72주년을 맞았다. 강릉·평창지역을 중심으로 250여 개 회원사가 활동하고 있다.

김 회장은 “혁신도시 유치와 함께 동해북부선 사업도 조기에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동해북부선 사업은 총연장 104.6㎞의 강릉~제진 구간을 연결하는 사업이다. 이 구간은 부산에서 북한 안변까지 연결되는 동해선 철도 중 유일하게 미연결된 구간이다. 강릉~제진이 연결되면 북측 철도 800㎞를 통해 시베리아횡단철도(TSR, 9297㎞)를 거쳐 유럽까지 갈 수 있다. 뱃길(43~50일)보다 20일가량 시간이 줄어드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동해북부선 건설 총사업비는 2조3490억원에 달하고 내년도 정부예산에 기본 설계비도 빠져 있다.

김 회장은 “남북철도 연결은 공공인프라에 해당한다”며 “연내 정부로부터 동해북부선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를 확답받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동해북부선 강원추진위원장도 맡고 있다. 그는 “강릉이 관광지여서 제조업 기반의 산업 구조는 취약한 편”이라고 했다. 강릉시는 3000여 개 사업체 중 서비스업(76%)이 가장 많다. 건설업(14%), 제조업(9%), 농림어업(1%) 순이다.

김 회장은 “산업 구조가 약한 대신 강릉이 혁신도시로 지정되고 동해북부선이 조기 착공되면 북방물류 거점도시로 발전할 것”으로 내다봤다. 강릉에 북방으로 진출하는 철도, 항만, 산업단지가 집중돼서다. 2022년 부산~강릉 고속화철도, 2026년 수서~강릉 KTX철도 연결, 강릉∼목포 고속철도(강호축)가 완공될 예정이다. 강릉시는 이에 대비해 옥계항을 수출항으로 육성하고 구정면 금광·어단·덕현리, 박월·운산·담산동 일원 635만4200㎡에 물류단지를 조성 중이다. 그는 “앞으로 철도를 이용해 유럽으로 나가는 전국의 모든 물류는 강릉에서 시작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회장이 대표로 있는 동림푸드는 2005년 국내 최초로 동결건조식품을 개발·생산해 풀무원, 이마트, 코스트코, 삼양식품 등에 납품하고 있다. 러시아와 일본에도 수출한다.

강릉=임호범 기자 lhb@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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