잦은 야근이 탈모 원인되기도...정확한 진단 후 치료해야 효과

입력 2019-11-28 09:54   수정 2019-11-28 09:55

야근과 탈모가 상관관계가 있을까. 야근으로 인한 업무 스트레스가 탈모를 유발한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주 52시간이 시행되면서 과거처럼 야근이 잦지는 않지만 야근이 탈모 위험요인이라는 분석이다.

강북삼성병원 직업환경의학과 연구진이 국내 성인 남성 근로자 1만3000여 명을 대상으로 근로시간에 따른 탈모 치료 여부를 조사한 결과, 주 52시간 초과 근무를 한 그룹이 근무 시간이 적은 다른 그룹에 비해 탈모 치료 경험률이 유의미하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근로시간이 길어질수록 업무로 인한 스트레스가 쌓이기 마련이다. 이는 신진대사를 방해하는데 모발에 필요한 산소와 영양분 공급을 차단해 탈모 위험을 높이게 된다. 그러나 과로나 스트레스는 탈모 발생의 촉매 역할을 할 뿐 근무시간을 줄이거나 스트레스를 없애더라도 탈모 유발 인자를 보유한 사람은 탈모는 피하기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성인 남성들이 주로 경험하는 남성형 탈모는 유전적 배경과 호르몬 때문에 발생한다. 탈모 유전자는 우성이다. 부모 중 한 사람에게서 탈모 유전자를 물려받게되면 탈모가 시작될 수 있는 조건을 갖추게 된다. 또 다른 원인은 남성호르몬이다. 성호르몬은 사춘기부터 분비되는데 탈모 유전자를 갖고 있는 남성은 사춘기 이후에 탈모가 나타난다. 탈모 시작 시기는 사람마다 차이가 있다. 하지만 최근 환경 호르몬 노출 증가와 식습관의 서구화로 발병 연령이 낮아지는 추세다.

남성형 탈모는 이마나 정수리 부위의 머리카락이 가늘어지고 색이 옅어지며 진행되는 게 특징이다. 남성호르몬이 5알파 환원효소를 만나 형성된 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DHT)의 작용에 의해서다. DHT는 모낭세포와 만나면 모발의 성장기를 짧게 하는 반면 휴지기는 길게 만든다. 모발이 생장주기를 거듭할수록 점점 가늘어지며 솜털화되는 이유다.



김형섭 연세애드미피부과의원 원장은 "앞머리 두피의 DHT와 5알파-환원효소 활성이 뒷머리 두피에 비해 높은 탓에 남성형 탈모는 주로 앞머리 위주로 진행된다"며 "부위별로 굵기 차이가 보인다면 전문가를 찾아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남성형 탈모는 초기부터 병원을 찾아 제대로 관리하면 효과를 볼 수 있다. 호르몬과 유전이 원인인 만큼 화장품이나 마사지 같은 두피케어만으로는 해결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의학적인 치료는 크게 약물치료와 모발이식으로 나뉜다. 약물치료는 모든 단계의 남성형 탈모에서 시행되고 모발이식은 중기 이상의 탈모에서 권장된다. 약물치료는 모발 성장을 촉진하는 방식이다. 먹는 약물과 바르는 약물을 쓴다. 다만 치료를 중단하면 탈모가 다시 진행될 수 있어 꾸준한 치료가 필요하다. 모발이식을 받아도 마찬가지다.

모발이식은 건강하고 굵은 뒷머리의 모낭을 채취해 탈모 부위에 이식하는 치료법이다. 뒷머리의 모낭은 채취된 부위의 고유 성질을 유지해 탈모 부위로 이식되더라도 DHT의 영향을 받지 않고 영구적으로 남아있다.

김 원장은 "인상과 외모 변화를 가져오는 탈모 때문에 대인관계 등에 자신감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며 "의학적 치료로 탈모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만큼 탈모가 의심되면 전문가를 찾는 게 좋다"고 했다.

박영태 기자 py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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