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성에 민감한 밀레니얼 세대…기업의 불합리한 요소를 줄여라

입력 2019-11-28 16:40   수정 2019-11-28 16:41

밀레니얼 세대(198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출생)는 공정성에 민감하다. 많은 교육을 받고 자랐음에도 치열한 경쟁을 거쳐야 취업 문을 뚫을 수 있기 때문이다. 연애와 결혼, 취업을 포기한 ‘삼포세대’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딸의 부정 입학 및 장학금 지급 의혹에 대해 청년들이 촛불을 들고 일어난 이유도 여기에 있다.

기업에서도 공정한 환경은 매우 중요하다. 업무를 배분하고 일을 진행하는 과정, 결과를 평가하는 단계에서 조직원들이 불공정하다고 느끼는 요소를 줄여줘야 한다.

우선 업무 배분 단계를 살펴보자. 상명하복에 철저한 기성세대와 달리 밀레니얼 세대는 일의 배분에 대한 의문이 들면 “이걸 왜 제가 해야 하나요”라고 묻는 경우가 많다. 리더는 팀 운영의 효율성을 고려했겠지만 구성원 처지에서는 ‘왜 내가 항상 더 해야 하지’ ‘나는 이것 말고 저 업무를 하고 싶은데’ 등의 의문을 제기할 수 있다.

특히 유능한 인재일수록 업무 쏠림이 심할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이를 해결하려면 리더가 팀의 업무 상황을 장악하고 있어야 한다. 업무의 난이도와 구성원 개인별 역량을 파악하고, 일의 진척도를 확인해가며 일을 나눠야 한다. 팀 전체의 업무 상황을 한눈에 볼 수 있는 다양한 프로젝트 관리 도구를 활용하는 것도 방법 중 하나다.

두 번째로 일을 진행하는 과정에서는 무임승차자를 철저히 막아야 한다. 무임승차자를 목격하면 ‘나는 이렇게까지 했는데 쟤는 저 정도만 해도 그냥 넘어가네. 억울해. 나도 앞으로는 대충 해야지’라고 생각할 수 있다. 무임승차자로 인해 열심히 노력한 A급 인재까지 망치는 꼴이다. 이를 예방하려면 일을 진행하기에 앞서 리더가 공개적으로 “무임승차자는 가만 두고 보지 않겠다”는 선언을 분명히 해야 한다. 이것은 무임승차자에게 미리 마음을 바꿀 기회를 줄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임승차하는 구성원이 있다면 아예 업무에서 제외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일을 뺏고 위기감을 조성하는 것은 무임승차자를 벌하는 동시에 다른 직원에게도 무언의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일의 결과를 평가하는 단계다. 아무리 공정하게 평가하더라도 100% 완벽한 제도는 있을 수 없다. 리더 개인의 주관성이 작용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때는 평가 결과를 공정하다고 구성원이 납득할 수 있도록 소통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 결과 그 자체보다는 구성원의 성장에 지향점을 두고 소통해야 한다. ‘무엇’을 달성했는가보다는 ‘어떻게’ 달성했는지 이야기함으로써 단순히 숫자에 연연하는 것을 뛰어넘어 의미 있는 대화를 나눌 수 있다.

구글이나 제너럴일렉트릭(GE)의 ‘캘리브레이션 세션’도 눈여겨볼 만하다. 캘리브레이션은 관리자가 먼저 등급 초안을 만들고, 다른 팀의 관리자들과 함께 판정에 대해 검토하는 일종의 ‘등급 보정 회의’다. 남들이 보기에도 초안이 합리적이어야 하고 의견 차이가 있을 경우 구체적인 데이터를 기반으로 토론하고 합의하는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어느 정도 공정성을 보완할 수 있다.

세대와 상관없이 공정성은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다. 다만 어린 세대일수록, 유능한 인재일수록 부당함을 참고 견디지 않는다는 점을 기업에서는 앞으로 더 신경 써야 할 것이다.

김민경 IGM 세계경영연구원 수석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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