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코코미카’ 성익 이사 “스타 디자이너 욕심 없어, 내 고객들에게만 최고의 디자이너 되고 싶어”

입력 2019-11-29 11:08  


[정혜진 기자] 이미지를 결정짓는 것에는 여러 요소가 있다. 그 중 헤어스타일은 자신만의 개성을 드러낼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요소로 꼽히면서 헤어 디자이너의 역할이 점점 확대되고 있는 추세.

살아남기 힘든 미용 업계에서 특유의 성실함과 재능을 밑천으로 13년 넘는 시간 동안 몸 담그며 트렌드를 만들어 나가는 코코미카 성익 이사. 고객의 피부 톤, 두상에 맞게 헤어 스타일을 디자인하는 그는 헤어 디자이너의 손길이 닿지 않아도 혼자서 손질하기 쉽도록 스타일링 해주는 걸로 유명하다. 

여러 스타의 헤어 스타일링을 도맡으며 화려한 미용 세계에 몸 담가온 그이지만 스타 디자이너이기보다는 내 고객에게 최고의 디자이너가 되고 싶다는 그. 고객을 위한 진실된 마음으로 진정 즐기면서 일하는 그는 이미 고객들에게 최고의 스타 디자이너이기도 하다.

Q. 자기소개

“코코미카에서 헤어 디자이너로 활동하고 있는 성익 이사다. 미용을 시작한 지 13년 정도 됐다”

Q. 미용을 시작하게 된 계기

“고등학교 때 미용실에 갔는데 거기에 남자 디자이너 한 분이 계셨다. 멋있다고 생각하던 중에 원장님께서 미용해 볼 생각 없냐고 물어보시더라. 해보고 싶어서 부모님께 말씀드렸는데 반대 하시길래 포기하고 군대에 갔다. 군대에서 이발병을 뽑길래 하고 싶다고 지원해서 하게 됐고 하다 보니 너무 재밌어서 제대 후에 부모님을 다시 설득시킨 후 본격적으로 미용을 시작하게 됐다”

Q. 원래 손재주가 좋았나

“손으로 뭔가 만드는 걸 좋아했다. 미술이나 조립한다 거나. 다만 끈기가 없어서 오래 끌면 안되고 한 번 만들 때 밤을 새워서라도 끝까지 만들어야 한다”

Q. 스타들의 헤어 스타일링도 많이 했다

“지금은 개그우먼 김민경 씨, 김영희 씨, 개그맨 유민상 씨 헤어를 담당하고 있다. 박나래 씨와 이국주 씨도 오랫동안 함께 하다가 샵을 옮기게 됐다”

Q. 개그맨, 개그우먼들과 인연이 깊은 것 같다

“전에 있던 샵에서 신인 시절 박나래 씨와 이국주 씨를 담당하던 선생님이 관두면서 자연스레 내가 맡게 됐다. 그들이 성장하는 모습, 상을 받는 모습까지도 함께 했었다. 운이 엄청 좋은 케이스다(웃음)”

Q. 일하면서 가장 뿌듯했던 순간

“짧은 머리의 예비 신부님이 웨딩 상담을 하러 온 적이 있었다. 알고 봤더니 상견례 때 암인 걸 아시고 항암 치료를 받으신 뒤 최대한 머리를 길러서 온 거였다. ‘핫세 스타일’처럼 깔끔한 머리를 하고 싶다고 하시면서 가능하냐고 묻더라. 어렵긴 했지만 본인 머리에 가발을 덧대 최대한 원하시는 대로 해드렸더니 신부님께서 너무 좋아하셨다. 결혼식 때 꼭 하고 싶던 머리였다고. 어느 화려한 순간보다도 그때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Q. 요즘 가장 핫한 헤어 컬러는?

“트렌드 컬러는 분명 있지만 요즘엔 본인 피부 톤에 맞는 색을 잘 알아서 어울리는 헤어 컬러를 많이 하는 것 같다. 스타일링도 마찬가지로 예전엔 스타 사진을 가져와서 똑같이 해달라고 했다면 요즘엔 본인들의 개성에 맞게 하는 편이다. 피부 톤에 맞는 컬러를 추천해주자면 어두운 피부는 밝은 계열, 노란 피부는 붉은 계열, 홍조가 있는 분은 잿빛이나 차가운 느낌으로 하는 게 좋다. 지금 가장 반응이 좋은 컬러는 모카 브라운 컬러인 것 같다. 갈색인데 붉은색이 많이 돌지도 않고 차가운 계열도 아니어서 신부님이나 일반 고객님들에게 반응이 좋다”

Q. 본인에게 어울리는 헤어스타일 찾지 못한 남자들도 많다. 추천해 주고 싶은 헤어 스타일은?

“남자분들에게 가장 좋은 건 포마드 스타일 같다. 포마드 느낌으로 기른 다음에 펌을 하고 시간이 지나면 볼륨이 살짝 죽으면서 가르마 타듯이 머리가 내려간다. 포마드랑 가르마 스타일은 한 끗 차이인데 한 번 하게 되면 계속 그 스타일을 하게 된다. 제품을 딱히 안 발라도 되고 말리기만 하면 되니까. 제품을 바르면 포마드 스타일, 안 바르면 가르마 느낌으로 타진다. 일반 남성분들이 하기에 가장 좋은 것 같다”

Q. 고객의 머리를 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머리를 한 뒤에 본인들이 만져서 예쁘게 스타일링할 수 있느냐가 중요한 거 같다. 샵에서는 당연히 누가 봐도 예쁘게 할 수 있지만 집에서 혼자 만졌을 때도 예뻐야 한다. 그래서 손님들한테 할 때도 본인에게 맞는 가르마, 앞머리 방향 등 팁을 준다”

Q. 겨울엔 유독 머리카락이 건조하기 마련인데 손쉽게 할 수 있는 관리법이 있을까

“잦은 열펌과 염색으로 건조하고 손상된 머릿결을 가진 분들이 많다. 그럴 때 트리트먼트를 많이 하시는데 밤에는 시간적 여유가 되니 발라놓고 충분히 흡수될 시간을 기다릴 수 있지만, 아침엔 바빠서 기다리기 힘든 게 사실이다. 비싼 트리트먼트를 5분도 채 안되 씻을 바엔 린스를 추천한다. 린스를 할 땐 두피까지 가지 않고 머리 중간 밑으로 바르는 게 좋다. 두피까지 바르면 볼륨감이 잘 살지 않을 수도 있으니”

Q. 헤어, 메이크업 아티스트들이 유튜브도 많이 하는데 하고 있는지, 안 한다면 할 의향은?

“샵 유튜브 채널이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아직 크게 생각이 없다. 스타 디자이너를 꿈꾸지도 않고, 그걸 잘하는 분들이 따로 계시니. 난 지금 내 생활에 만족하면서 살고 있다. 다만 나에게 오는 고객에게만큼은 최고의 선생님이고 싶단 욕심은 있다. 누가 봐도 “저 사람 대단하다”보다는 실질적으로 나한테 미용을 받는 사람들에게 “저 사람은 나한테 어울리게 잘해”라는 말이 듣고 싶다. 그게 가장 멋있는 것 같다. 유명해지면 좋긴 하겠지만 얻는 게 있으면 잃는 것도 있다고, 바빠진 만큼 고객들에게 소홀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Q. 롤모델도 있나

“내가 최고라 생각하고, 내 자신만 믿는 스타일이긴 한데(웃음). 보통 같이 일했던 원장님들을 롤모델로 많이 뽑는 것 같다. 에스휴 장규 원장님과 함께 일했던 적이 있는데, 그때 “저분처럼 되고 싶다”고 생각했었다. 손도 빠르시고 스타일링도 잘하신다. 예의를 엄청 중요하게 생각하셔서 손님들께 항상 정중하게 인사드리고. 멋있는 것 같다”

Q. 헤어 디자이너를 꿈꾸는 후배들에게 조언을 해준다면

“엄청 힘든 일이다. 출퇴근 시간도 일정하지도 않고 지역마다 다르겠지만 늦게까지 일을 하거나 새벽 출근을 해야 한다. 진짜 좋아해야 할 수 있는 일이다. 몸도 힘들고 서비스직이다 보니 정신적으로도 힘들다. 좋아하지 않으면 하기 힘든 직업이다. 미용하는 친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항상 긍정적으로 생각했으면 좋겠다. 힘들다고 생각하면 끝도 없이 힘드니까. 내가 한 머리에 만족하는 고객님들을 보며 “이 맛에 미용하는 거지”라고 생각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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