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그룹 블락비 소속 박경의 폭로를 시작으로 가요계 곳곳에서 음원 사재기에 대한 폭로가 이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실시간 음원차트 폐지가 이뤄져야 한다고 한 목소리로 지적했다.
박경은 지난 24일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계정을 통해 "그룹 바이브처럼 송하예처럼 임재현처럼 전상근처럼 장덕철처럼 황인욱처럼 사재기 좀 하고 싶다"라고 밝혔다. 논란이 일자 박경은 해당 글을 삭제했다.
박경의 폭로 이후 가수 김간지, 딘딘, 성시경, 마미손, 이승환 그리고 대중음악평론가 김작가 등도 폭로 대열에 동참했다.
논란은 가중됐고 결국 바이브 소속사 메이저나인은 지난 27일 허위사실 적시에 따른 명예훼손 등을 포함한 정보통신망법 위반으로 경찰에 고소장을 접수했다.
박경의 소속사인 세븐시즌스는 지난 26일 "실명이 언급된 분들 및 해당 관계자 여러분들에게 불편을 드린 점 다시 한 번 양해 말씀드린다"면서 "당사는 박경의 실명 언급으로 인해 문제가 되는 부분은 법적 절차에 따라 그 과정에 성실하게 임할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다만 이 과정에서 실시간 음원 차트 관련 의혹이 해소되길 바란다는 입장을 덧붙였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터질게 터졌다는 입장이다. 오히려 수사 과정에서 풍문으로만 돌던 사재기 과정이 드러나기를 바라는 모양새다.
이들은 길게는 10년 짧게는 5년 전부터 이어져 온 풍문이 이번 수사 과정에서 드러나게 된다면 이 악순환의 고리를 끊을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와 함께 음원사이트의 실시간 음원차트 폐지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이미 주간 차트와 월간 차트 등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쉽게 조작의 가능성이 있는 실시간 음원차트로는 논란만 가중시킬 것이라는 분석이다.
임진모 대중음악평론가는 "수사권이 없는 우리가 확인을 해볼 수는 없었지만 실시간 음원차트만 보더라도 온도가 맞지 않는 노래들이 올랐던 적이 많았다"면서 "최근 4~5년 전 사이 부쩍 많이 이야기가 됐었는데 스트리밍이나 다운로드를 하는 디지털 문화가 자연스레 자본이 있는 이들의 독점을 이끌어 왔다 "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자본이 있는 기획사 입장에서도 소속 가수들을 쉽게 띄울 수 있다는 생각에 브로커들의 제의에 솔깃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라며 "가요 탑(TOP) 10을 폐지했던 논리대로 실시간 차트를 폐지하는 것이 가장 쉬운 대안"이라고 전했다.
하재근 대중문화평론가는 "소문은 늘 무성했고 10년 가까이 된 이야기가 사재기 논란이었다"라며 "이번에 고소장도 접수되고 하니 수사를 통해 책임질 사람들은 책임을 지고 시스템 자체를 바꿔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 평론가는 또 "시스템적인 부분에서는 실시간 음원차트가 과열을 이끌다 보니 굳이 필요한지 의문"이라며 "실시간 음원차트 폐지가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강조했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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