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에는 소주? 잘 어울리는 술 따로 있다

입력 2019-12-01 17:08   수정 2019-12-02 02:13

굴이 제철이다. 남해안 등에서는 살이 통통하게 오른 석화를 따고 손질하느라 바쁘다. 굴은 외국에서도 즐겨먹는다. ‘바다의 우유’로 불리며 귀한 대접을 받아왔다. 프랑스 남부와 영국 등에서는 생굴에 레몬즙이나 식초를 살짝 둘러 먹는다. 국내에선 10월 초부터 육질이 차기 시작해 한겨울 가장 두툼해지는데 올해는 초가을이 따뜻해 지금 막 맛있게 살이 오르기 시작했다.

굴과 함께 마시는 술은 나라마다 다르다. 프랑스 미식가들은 향긋하고 청량한 화이트와인인 샤블리와 굴을 먹는다. 샤블리 지역 땅에 바다 화석이 풍부하게 쌓여 굴과 잘 어울린다는 것.

흑맥주와 굴의 조합을 최고로 치는 이들도 있다. 영국 사람들은 쌉쌀한 맛의 흑맥주가 굴의 짭짤하고 달큰한 맛과 잘 어울린다고 느낀다. 흑맥주는 원래 ‘겨울맥주’다. 맥아를 오래 볶아 어두운색이 나면 이를 에일 방식으로 만들어 짙은 갈색이나 검은색을 띤다. 마시기 가장 좋은 온도는 13도. 너무 차지 않게 마셔야 재료의 맛과 향을 온전히 느낄 수 있어 겨울이 제철인 굴과 함께 먹기 시작했다. 영국 노동자들이 일을 끝낸 뒤 싼 굴과 함께 스타우트를 마신 데서 유래했다. 아일랜드에서 1954년부터 매년 열리는 굴 축제를 후원하는 곳도 기네스다.

굴은 품종에 따라 다섯 가지로 나뉜다. 태평양, 대서양, 구마모토, 벨롱, 올림피아 등이다. 이 중 프랑스의 강 이름을 딴 벨롱이 가장 희귀하고 비싸다. 국내에서 나는 굴은 대부분 태평양 품종에 속하는 참굴이다. 검은 테가 분명하고 잘 자란다. 서해에서는 투석식으로 소굴을, 남해에서는 수하식으로 대굴을 양식한다.

국내에서 굴을 먹는 가장 대중적인 방법은 생굴을 초고추장에 찍어 먹는 것이다. 일본에서는 생굴에 라임과 폰즈 소스를 찍어 먹는다. 중국은 굴을 익혀 먹는 문화가 발달해 ‘만능소스’인 굴 소스가 탄생하기도 했다. 유럽도 먹는 방식이 다 다르다. 이탈리아는 화이트와인을 넣어 찐 굴찜을, 스페인에서는 굴을 튀겨 아이올리 소스에 찍어 먹는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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