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재 기자 / 사진 백수연 기자] ‘아이리시맨’을 만들고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은 지금을 1927년 이래 가장 큰 혁명을 맞고 있는 때라 했다. 더이상 극장은 영화의 유일한 개봉처가 아니다. 그리고 그 중심에 넷플릭스가 있다. 주로 액션 영화를 만들어 온 마이클 베이 감독은 넷플릭스를 통해 ‘시청자’를 만나는 이번 신작에 관해 큰 TV를 사면 문제가 해결된다며 고찰 대신 우스갯소리만을 남겼다.
영화 ‘6 언더그라운드(감독 마이클 베이)’의 기자간담회가 2일 오전 서울시 종로구 포시즌스호텔 그랜드 볼룸에서 개최됐다. 이날 현장에는 마이클 베이 감독, 이안 브라이스 PD, 배우 라이언 레이놀즈, 멜라니 로랑, 아드리아 아르호나가 참석했다.
‘6 언더그라운드’는 모든 기록을 지우고 스스로 존재하지 않는 이가 된 여섯 정예 요원이 펼치는 지상 최대의 작전을 담은 액션 블록버스터. 영화 ‘아마겟돈’부터 ‘트랜스포머’ 시리즈까지 지난 20여 년간 할리우드 액션 영화를 이끌어 온 마이클 베이 감독은 “고스트가 되기로 선택한 여섯 팀원이 세상을 보다 나은 곳으로 만들기 위해 악당을 처단하는 내용의 영화”라고 소개했다.
대규모 총격 신, 도심 카 체이싱 신, 두오모와 마천루를 오가는 파쿠르 신 등 소위 ‘마이클 베이표(標)’ 액션이 눈을 즐겁게 할 전망. 라이언 레이놀즈는 “25년째 배우 생활을 하고 있는데, 이렇게 스케일이 압도적인 영화는 처음”이라며, “엄청난 스케일의 근육질 액션을 만날 수 있다”고 알렸다. 마이클 베이 감독에게는 존경을 보냈다. 라이언 레이놀즈는 “학생이 된 기분으로 촬영을 지켜봤다”며, “요즘 영화계는 CG에 많이 의존하는 편인데, 영화의 큰 규모에도 불구하고 실제 스턴트맨이 스턴트 연기를 펼치는 모습을 보면서 그 노력에 많이 배웠다”고 했다.
국내 관객에게는 영화 ‘데드풀’ 시리즈로 유명한 라이언 레이놀즈가 각 분야 전문가로 무적의 정예 요원 팀을 꾸린 억만장자 역을 맡았다. 천재적 지능의 부자이자 막대한 부를 활용해 지상 최대 작전을 수행하는 고스트 팀의 리더다. “이번에는 ‘복면가왕’에 출연하지 못해 아쉽게 됐다”며 첫인사로 너스레를 떤 그는, 기억에 남는 액션 신에 관해서 “마흔이 넘은 탓인지 실제 손으로 싸우는 일대일 대적 신이 제일 힘들었다”고 답했다.
영화 ‘바스터즈: 거친 녀석들’ ‘나우 유 씨 미: 마술 사기단’ 등으로 얼굴을 알린 멜라니 로랑은 그 누구보다 냉철하고 침착한 전직 CIA 요원 역을 맡았다. 멜라니 로랑은 “세상에 실망하고 일에 실망한 다른 캐릭터와 달리 내가 맡은 역은 자기 자신에 실망한 캐릭터”라며, “본인에 대해 변화를 가져오려는 것이 매력 포인트가 아닐까 싶다”고 밝혔다. 팀원의 응급 수술을 집도하고 적진에 선발대로 침투하는 등 멀티 플레이어로 활약하는 전직 의사 역은 넷플릭스 ‘나르코스’와 HBO ‘트루 디텍티브’ 등에서 활약한 아드리아 아르호나가 맡았다. 아드리아 아르호나는 그가 맡은 배역에 관해 “사람의 목숨을 살리고 싶어 하고 총을 사용하지 않는 반폭력주의자”라며, 매력 요소로는 “터프한 여성이 아닌 강한 여성”을 꼽았다.
액션 영화에 일가견 있는 두 사람, 마이클 베이와 라이언 레이놀즈가 한 데 모인 작품답게 ‘액션의 정수’로 홍보되고 있는 ‘6 언더그라운드’다. 하지만 의문점은 이 작품이 어디서 공개되냐에서 출발한다. 다음은 ‘6 언더그라운드’ 및 넷플릭스의 홍보문이다. “개봉 후 시간이 지나면 상영이 종료되는 기존 영화와 달리 넷플릭스를 통해 스트리밍되는 ‘6 언더그라운드’는 언제 어디서나 TV를 포함 어떠한 디바이스로도 자유롭게 마이클 베이 특유의 화끈한 액션을 만나볼 수 있다.”
액션 영화의 의의는 각종 액션 신 및 그에 수반되는 총격음과 폭발음을 최적의 환경 아래 이목(耳目)으로 즐기는 데 있다. 과연 마이클 베이 감독은 거실 TV 혹은 손안의 스마트폰으로 보는 ‘6 언더그라운드’에 어떤 생각을 갖고 있을까.
먼저 “나는 ‘빅 스크린’ ‘빅 스케일’ 등 큰 규모의 시네마에 익숙한 사람”이라고 운을 뗀 마이클 베이 감독은 “지난 3, 4년간 산업이 변화했고 그 새로운 세상에 적응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다”고 왜 그가 넷플릭스와 손을 잡았는지를 설명했다.
얼마 전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은 그가 연출한 영화 ‘아이리시맨’의 긴 러닝 타임에 관해 “관객, 영화를 보는 방식, 콘텐츠 소비 방식 등이 변하고 있다. 1927년 유성 영화의 도래 이후 가장 큰 혁명을 맞고 있다. 그래서 도박을 걸어봤다. 어디 한정돼선 안 되고 특정 방식에 맞춰 영화를 만들어선 안 되니까 그냥 만들었다. 그것이 이 영화에 대한 신조였다”고 답했다. 이날 마이클 베이 감독 역시 대감독의 발언과 비슷한 요지의 말을 남겼다. 그는 “요즘 사람들은 다른 방식으로 콘텐츠를 소비 중”이라며, “영화라는 경험 자체가 어느 부분은 죽어가고 있고 그 부분에 슬픈 감정을 느낀다”고 말하며 애석해 했다.
하지만 ‘6 언더그라운드’는 상업 영화고, 마이클 베이는 상업 감독이며, 영화를 만드는 데는 자본이 절대적이다. 마이클 베이 감독은 “넷플릭스의 굉장한 투자 덕분에 훌륭하고 재밌는 작품을 만들 수 있었다”며, 작은 화면으로 ‘6 언더그라운드’의 액션 신을 봐야 하는 것에 관해서는 “그냥 TV를 큰 것으로 사면 어떨까 싶다”고 개운치 않은 대답을 건넸다.
13일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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