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영 '모두의 거짓말', 8주 만에 밝혀진 진실과 함께 남긴 것

입력 2019-12-02 09:06   수정 2019-12-02 09:07

모두의 거짓말 (사진=OCN)


지난 1일 방송된 OCN 토일 오리지널 ‘모두의 거짓말’ 최종회에서는 모든 진실이 드러나면서, 이를 파헤치기 위해 쉼 없이 달린 조태식(이민기)과 김서희(이유영)의 긴 여정이 마무리됐다.

결국 시신으로 발견된 정상훈(이준혁). 그러나 그를 살해한 진짜 범인은 정상훈 본인이었다. 뇌종양을 앓고 있었던 그는 죽기 전, 정영문(문창길) 회장을 막고 싶었다. 그리고 이를 위해선 “김서희를 진실에 다가가게 할 그런 사람, 아버지가 절대로 잃고 싶지 않아 하는 유일한 사람”을 이용해야 했고, 그건 바로 정상훈 본인이었던 것. 진영민(온주완) 역시 죽음을 택했다. 조태식과 인동구(서현우)를 유인한 그는 형사들이 보는 앞에서 인동구가 자신을 살해하도록 유도한 것.

현장 검거된 인동구뿐 아니라 정상훈 사건과 함께 송주시 오염과 관련된 홍민국(송영창) 당 대표는 물론 바른 일보 사장, 정회장까지 소환됐고, 조사가 시작됐다. 죄를 저지른 사람은 마땅한 벌을 받게 된 것. 비로소 조태식은 송주에서의 생활을 정리하고 고향으로 돌아왔고, 김서희는 정상훈과의 추억이 있던 갈대밭에서 그와 마지막 인사를 나눴다. 두 사람의 엔딩은 말로는 설명할 수 없는 먹먹함을 선사했다. 이에 탄탄한 스토리로 올가을을 짧게 만들어준 ‘모두의 거짓말’이 남긴 것들을 되짚어봤다.

#. 끝까지 치밀하고 완벽했던 스토리

마지막 회가 돼서야 모든 사건의 실체가 밝혀졌을 만큼, 16회 내내 강도 높은 긴장감이 맴돌았다. 한 사람의 진실을 파헤치니 다른 이의 비밀이 꼬리를 물고 등장할 정도로 치밀하게 엮여있었고, 이는 2달 내내 시청자들의 추리 욕구를 자극했다. 스쳐 지나가는 줄 알았던 장면마저 중요한 복선으로 되돌아올 만큼 전반적인 이야기 구조가 촘촘하게 짜인 덕분이었다. 탄탄한 구성으로 반전에 반전도 어색하지 않았던 ‘모두의 거짓말’. 시크릿 스릴러란 새로운 장르물이 탄생한 순간이었다.

#. 모든 캐릭터가 살아있는 드라마

미스터리의 한가운데서 묵묵히 중심을 잡은 이민기, 남편과 관련된 사건의 진실을 알아갈수록 섬세해져가는 감정선을 정확히 표현한 이유영부터 잠깐 등장하는 범인들까지 모두의 스토리와 캐릭터가 살아있었다. 이들의 다양한 사연들 덕분에 시청자들은 인물들을 고루고루 살펴보고, 의심하고 이해할 수 있었다. ‘모두의 거짓말’의 모든 배우들은 시청자들이 사건 자체에 집중할 수 있게끔 각자의 캐릭터를 정확히 파악, 완벽한 연기로 몰입력을 높였다.

#. 침묵한 자와 침묵하지 않은 자가 준 메시지

아버지의 갑작스런 죽음 이후 실종된 남편. 김서희는 남편을 살릴 수 있다는 작은 희망으로 사건의 중심에 섰고, 조태식과 함께 진실을 파헤쳐갔다. 많은 사람들의 희생과 가까운 사람들의 추악한 비밀들을 정면으로 마주하며 쉼 없이 달려왔지만, 그 끝엔 싸늘한 주검이 된 정상훈이 있었다. 그야말로 잔인하리만큼 씁쓸한 결말이었지만, 그렇게 해서까지 진실을 밝히려 했던 정상훈과 진영민의 진심, 그리고 이를 세상에 알린 조태식과 김서희의 선택으로 인해 침묵한 자와 침묵하지 않은 자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선물했다.

신지원 한경닷컴 연예·이슈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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