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 기술로 동서양의 명화가 만나다…'공덕역 U+5G 갤러리'

입력 2019-12-02 16:51   수정 2019-12-02 16:57


서울 지하철 6호선 공덕역 승강장 플랫폼 스크린도어에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나리자’와 신윤복의 ‘미인도’가 나란히 걸려 있다. 그림 옆에 있는 안내에 따라 스마트폰을 켜고 작품을 비추자 ‘미인도’ 속 단아한 여인과 ‘모나리자’ 속 리사가 살아움직이기 시작한다. 둘은 마치 오랜 친구처럼 다정하게 ‘셀피’를 찍는다.

세계 최초 5세대(5G) 이동통신 문화예술 공간 ‘U+ 5G 갤러리’가 새롭게 바뀌었다. ‘동서양의 일상이 만나다’란 주제로 동서양의 고전 명화를 활용한 증강현실(AR) 작품을 선보이며 공덕역을 이용하는 시민들의 일상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이번에 새롭게 공개한 작품의 콘셉트는 ‘동서양 명화의 만남’이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예술 작품과 신윤복 김홍도 등 한국을 대표하는 풍속 화가의 작품을 나란히 배치해 각 그림 속 인물이 서로의 일상을 공유하는 모습을 AR로 구현했다. 예컨대 르누아르의 ‘시골 무도회’ 속 두 남녀 주인공은 김홍도의 ‘춤추는 아이’ 속 인물들과 함께 신명 나는 국악 장단에 맞춰 춤을 춘다. 김홍도의 ‘벼 타작’ 속 일꾼이 밀레의 ‘이삭 줍는 여인들’ 속 여인에게 이삭을 쓸어 모아주기도 하고, 이삭을 줍던 여인은 벼 알갱이를 줍기도 한다. 이렇듯 예술 작품을 감상하며 상상만 하던 일들이 눈앞에 펼쳐진다. 고전 명작을 새롭게 재해석해 누구나 쉽게 예술 작품을 즐길 수 있도록 만든 아이디어가 돋보인다. 스마트폰에 있는 U+ AR 앱과 구글 렌즈 앱으로 그림을 인식하면 동서양 명작의 만남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회화뿐만 아니라 그라피티 예술 작품도 선보였다.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아티스트 심찬양(31)의 ‘하나가 되어 특별한 순간(Unique Together)’이다. 한국적인 요소와 힙합 문화를 결합한 그래피티로 동서양 예술의 조화를 표현한 작품이다. 이 작품을 구글 렌즈로 비추면 한국의 대표적 민요인 아리랑이 울려 퍼지며 그림에 없던 나비들이 날아다니기 시작한다. 각기 다른 색의 두 마리 나비는 서로 다른 것이 만나 새로운 가치가 탄생함을 상징한다.


최근 2030 밀레니얼세대(1980년대 초부터 2000년대 초 출생자)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캐릭터도 갤러리에 전시될 예정이어서 많은 팬이 갤러리를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 용산구에 사는 직장인 김병준 씨(32)는 “고전을 재해석한 AR 작품으로 볼 수 있어 재미있고 신기하다”며 “매일 지나가는 지하철 출퇴근길이 한결 가벼워진 것 같다”고 말했다.

장준영 LG유플러스 브랜드커뮤니케이션 담당은 “이번 전시는 시민들에게 친숙한 동서양의 고전 명작을 5G 시대에 맞게 새롭게 해석해 일상에서 더 즐겁게 예술 작품을 즐길 수 있도록 기획했다”며 “고객의 일상에 5G 기술을 더해 새로운 즐거움을 주는 U+ 5G가 되겠다”고 강조했다.

U+ 5G 갤러리(내년 2월 29일까지 전시)는 LG유플러스와 서울교통공사가 6개월간 준비한 결과물이다. 서울 지하철 6호선 공덕역에 지하철을 기다리면서 보는 ‘플랫폼 갤러리’, 지하철 내부에서 감상하는 ‘열차 갤러리’, 이동하며 눈으로 즐기는 ‘환승 계단 갤러리’, 환승 거점에서 5G 콘텐츠를 체험하는 ‘팝업 갤러리’ 등으로 구성했다. 새롭게 공개한 7개 작품 이외에 기존 전시 중이던 88개 작품도 아직 관람할 수 있다. U+ 5G 갤러리는 지하철 승강장 플랫폼에 있기 때문에 공덕역이 목적지가 아니어도 잠시 내려 둘러보고 갈 수 있다.

U+ 5G 갤러리는 일반 시민뿐 아니라 해외 통신사업자, 국내 기업 및 정부기관 관계자 등이 계속 방문하고 있다. 예술과 5G 기술을 결합한 색다른 체험 마케팅 사례를 벤치마킹하기 위해서다. 예술을 즐기는 관람 문화가 5G 기술과 만나 새로워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LG유플러스는 U+ 5G 갤러리 전시를 확대한다. 스타필드와 함께 장애 예술인 후원을 위해 하남 스타필드 센트럴 아트리움 광장에서 11일간(12월 3~13일) U+ 5G 갤러리 작품을 전시한다. 미디어아트 전시 분야에선 예술과 5G 기술을 결합한 새로운 전시 형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제 4개월 차에 접어든 U+ 5G 갤러리. 이번 작품 공개를 계기로 더 많은 사람이 방문할 전망이다.

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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