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들이 안전하게 학교를 다니고 마음껏 뛰놀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은 어른들의 책임이다. 그럼에도 등하굣길, 통학차량 등에서 발생하는 안전사고를 접할 때마다 ‘조금 더 꼼꼼히 점검하고 주의를 기울였더라면 예방할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곤 한다. 어른들의 부주의로 아이들이 위험할 수 있는 상황이라면 더욱 그렇다. 얼마 전 진행된 대통령의 국민과의 대화에서 스쿨존 교통사고를 전하는 한 부모의 의견에 많은 분들이 공감했다.
어린이 교통안전을 강화하기 위해 당정협의를 거쳐 어린이보호구역에 과속단속 카메라와 신호등을 설치하는 예산을 1000억원 증액하기로 합의했다. 안전표지, 과속방지턱, 옐로카펫 등 교통 환경을 함께 개선해 아이들의 안전을 확보해 나갈 계획이다.
이와 병행해 어린이 안전을 최우선의 가치로 생각하고 배려하는 의식이 정착돼야 한다. 교통안전 시설물이 설치되거나 변경되면 다소 불편이 늘어날 수 있겠지만 안전한 환경 조성을 위해 불편을 감수하는 성숙한 사회문화가 필요하다.
체험을 통한 안전교육의 중요성도 놓칠 수 없다. 선진국들은 생활안전수칙을 초등학생 때부터 익힌다. 어릴 적 한 번 배워놓으면 자연스럽게 몸에 배는 자전거 타기처럼 머리가 아니라 몸으로 기억하는 것이 중요하다. 반복적 체험을 통해 학습된 안전습관은 재난과 사고로부터 평생의 안전을 지켜줄 수 있다.
서울 은평구의 한 초등학교에서 지난 6월 발생한 화재는 안전습관의 중요성을 잘 보여준다. 당시 학교에 있던 100여 명의 학생들은 평소 익힌 행동요령에 따라 신속하게 대피했다. 자칫 큰 사고로 이어질 뻔했던 화재였지만 인명피해 없이 무사히 넘길 수 있었다.
손편지에 담긴 아이들의 바람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우리 모두가 함께 노력해야 한다. 예방이 최우선이라는 생각으로 재난·사고 예방체계와 안전한 환경을 조성하고 안전제도와 의식이 한 단계 도약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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