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자와 해학…마당놀이 '춘풍이 온다'

입력 2019-12-02 17:56   수정 2019-12-03 03:02

한국판 송구영신(送舊迎新) 공연으로 자리 잡은 마당놀이가 올해도 찾아온다.


국립극장은 시원한 풍자와 유쾌한 해학을 즐길 수 있는 마당놀이 ‘춘풍이 온다’를 오는 12일부터 다음달 26일까지 서울 장충동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펼친다.

‘춘풍이 온다’는 ‘심청이 온다’ ‘춘향이 온다’ ‘놀보가 온다’에 이은 국립극장 마당놀이 시리즈의 네 번째 작품이다. 지난해 초연에서 객석 점유율 98.7%를 기록하며 호평받았다. ‘심청이 온다’에서는 ‘땅콩 회항’, ‘놀보가 온다’에서는 비선 실세 등 세태를 반영한 대사들을 끼워넣어 객석에 통쾌한 웃음을 선사했다면 ‘춘풍이 온다’에서는 주 52시간 근로제, 비혼과 인증샷 등의 에피소드를 다양하게 풀어냈다. 이번 공연에서도 올해 화제가 됐던 사건들을 새롭게 추가해 넣을 예정이다.

판소리계 소설 ‘이춘풍전’을 바탕으로 각색한 ‘춘풍이 온다’는 한량인 춘풍은 기생 추월의 유혹에 넘어가 가산을 몽땅 탕진한다. 그의 어머니 김씨 부인과 몸종 오목이가 합심해 그를 혼내고 위기에서 가정을 구한다는 내용이다.

춘풍 역은 국립창극단의 김준수와 유태평양이 번갈아 맡는다. 당찬 오목이 역엔 국립창극단의 민은경이 새롭게 합류해 지난해 열연한 서정금과 함께 무대에 선다. 연희계에서 잔뼈가 굵은 배우 정준태가 꼭두쇠 역으로 합류한다.

마당놀이를 위해 중극장 규모인 달오름극장엔 가설 객석 238석이 추가됐다. 무대와 객석의 거리는 채 1m가 되지 않을 정도로 가깝다. 공연 시작 전엔 객석에서 ‘엿 사서 먹기’ 이벤트가 펼쳐지고 길놀이와 새해의 행운을 기원하는 고사를 벌인다. 공연 이후에는 뒤풀이 춤판 등 마당놀이 특유의 신명나는 무대가 꾸며진다. 연출을 맡은 손진책은 “마당놀이의 가장 큰 출연자는 관객”이라며 “관객과의 교감 정도와 폭에 따라 매일 다른 공연이 된다”고 말했다.

김성녀 연희감독은 “배우들의 합이 지난해보다 훨씬 좋아졌고 연기도 탄탄해 한층 더 완성도 높은 작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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