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00억 투입한 압도적 액션…"극장서 못 보는 게 아쉬워요"

입력 2019-12-02 17:31   수정 2019-12-03 03:09

“대형 스크린에 익숙한 저로서는 컴퓨터 모니터와 TV를 통해 개봉하는 것이 아쉽습니다. 하지만 세상이 변하고 있습니다. 지난 3~4년간 사람들이 콘텐츠를 다른 방식으로 소비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세상에 적응해야 합니다.”

영화 ‘아마겟돈’ ‘진주만’ ‘트랜스포머’ 시리즈 등을 만든 액션 거장 마이클 베이 감독(사진)은 2일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내한 기자회견에서 넷플릭스 제작 영화를 처음 연출한 소감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세계 최대 인터넷동영상서비스(OTT)업체인 넷플릭스는 자체 제작 영화 중 최대 제작비인 1억5000만달러(약 1800억원)를 투입한 ‘6 언더그라운드’를 오는 13일 자사 플랫폼을 통해 전 세계에 공개한다. 베이 감독이 연출했고 할리우드 히어로물 ‘데드풀’ 시리즈의 라이언 레이놀즈가 주연을 맡았다. 이 영화는 억만장자가 이끄는 총 여섯 명의 요원들로 구성된 특수팀이 타지키스탄의 독재자를 제거하는 작전에 나서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베이와 레이놀즈 등 주요 제작진과 배우들은 이날 서울에서 ‘6 언더그라운드’ 관련 세계 첫 기자회견을 열었다.

베이 감독은 “큰 화면에서 영화를 보지 못한다는 것에 대한 아쉬움이 있다”고 솔직하게 토로했다. “영화 경험 자체가 부분적으로 죽어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슬픈 일이죠. 하지만 넷플릭스가 굉장히 많은 투자를 했고 나도 새로운 영화를 만드는 것에 관심이 있었습니다. 넷플릭스 덕분에 훌륭한 배우들과 함께 재미있는 작품을 만들 수 있었습니다. 이제는 대형 TV를 사서 볼 것을 권하고 싶습니다. 하하.”

베이 감독은 “영화는 여섯 명의 유능하지만 상처 입은 요원들이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악인들을 처단하는 내용”이라며 “요원들은 과거를 완전히 지운 고스트(유령) 신분으로 임무를 수행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언더독(비주류, 약자) 같은 히어로들이 악에 맞서는 이야기”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번에 이탈리아 피렌체에서 자동차 추격전을 촬영한 게 가장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베이 감독은 “중세시대 유적을 대거 간직한 피렌체시는 그동안 도심 카체이싱 촬영을 허락하지 않았지만 이번에 당국자들을 겨우 설득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영화 속에서는 주인공들이 피렌체 시내를 질주하면서 총격전을 벌이는 장면과 함께 두오모 대성당 지붕 위를 뛰어다니는 액션이 펼쳐진다. 홍콩 초고층 빌딩에서는 총격전이 펼쳐지고, 보트 위에서는 모든 쇠붙이를 끌어당기는 ‘자석 액션’이 볼거리로 등장한다.

레이놀즈는 삶의 방향성을 잃었다가 악인을 처단해 정의를 세우기로 결심한 억만장자이자 팀을 이끄는 리더인 ‘원’ 역할을 맡았다. 비폭력주의자로 총을 쏘지 않지만 달리는 자동차 안에서 수술하는 의사 역을 해낸 아드리아 아르호나와 변화를 꿈꾸는 강인한 여전사 역을 맡은 멜라니 로랑가도 시선을 사로잡는다.

레이놀즈는 “25년째 배우 생활을 하면서 이런 압도적인 스케일의 액션은 처음 경험해본다”며 “넷플릭스에도 큰 변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베이 감독의 연출을 보면서 학생이 된 느낌이 들었다”며 “특히 컴퓨터그래픽(CG)보다 스턴트맨을 활용한 액션 신에서 많이 배웠다”고 말했다.

유재혁 대중문화전문기자 yooj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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