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지자체 엇박자에 속도 못내는 콘덴싱보일러 보급

입력 2019-12-02 18:07   수정 2019-12-03 02:09

정부가 미세먼지 대책의 일환으로 추진 중인 친환경 콘덴싱보일러(가정용 저녹스 보일러) 보급사업이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보일러 교체 지원금을 둘러싸고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엇박자를 내면서 확보한 추가경정예산조차 집행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환경부는 지난 8월 추가경정예산을 통해 ‘2019년 친환경 콘덴싱보일러 보급 지원사업’ 예산 336억원을 확보했다. 예산을 제대로 집행하면 보일러 지원 수량은 기존 3만 대에서 30만 대로 늘어난다. 하지만 이달 초까지 지자체에서 예산에 반영한 수량은 7만2000여 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서울시가 5만 대, 나머지 지자체는 2만2000대 수준이다. 정부가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해 친환경 콘덴싱보일러 보급사업에 나서고 있지만 매칭 예산을 확보하지 못한 지자체가 소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영향이다.

2015년 시작된 친환경 콘덴싱보일러 보급사업은 2017년 수도권, 올해는 전국으로 확대됐다. 환경부와 지자체가 금액을 일정 비율로 지원하는 공동사업이다. 기존 일반 가스보일러를 환경표지 인증을 획득한 콘덴싱보일러로 교체하면 구매비용 일부를 정부와 지자체가 보조해준다. 정부와 지자체는 올해 대당 지원금액을 16만원(국고 8만원+지자체 8만원)에서 20만원(국고 12만원+지자체 8만원)으로 증액했다. 게다가 환경부는 내년 친환경 콘덴싱보일러 보급사업에 예산 510억원을 편성해 35만 대를 보급하겠다는 계획이다.

보일러업계에서는 올해 보일러 교체 시기가 다가온 가정을 대상으로 보급을 확대하기 위해 지자체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보일러업계 관계자는 “지자체가 저소득 가정의 난방비 절감을 위해서라도 보일러 보조금 지원에 적극 나서야 한다”며 “정부도 올해 책정된 예산을 내년으로 이월해서라도 더 많은 가정이 혜택을 볼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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