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9일까지 인수의향서(LOI)를 접수한 동아탱커 예비입찰에 SM그룹 계열사인 대한상선과 경영컨설팅 업체인 베이스에이치디 두 곳이 참여했다. 동아탱커 측은 앞서 구조조정 전문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파인트리파트너스를 잠재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한 상태다. 본입찰 참여자가 더 나은 조건을 제시하면 파인트리파트너스가 그 이상의 조건을 제시해야 최종 우선협상대상자 자격을 얻는 ‘스토킹호스’ 계약을 맺고 있다. 본입찰 예정일은 오는 19일이다.
대한상선의 인수전 참여 결정에는 우오현 SM그룹 회장(사진)의 의지가 강하게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 회장은 구조조정 인수합병(M&A)의 귀재로 불릴 만큼 경영 위기를 겪는 중견기업 인수에 공격적인 행보를 나타내왔다. 2004년 서울성모병원 등을 지은 진덕산업을 처음 인수한 이후 건전지 제조업체 벡셀(2005년), 경남모직(2006년), 남선알미늄(2007년), 티케이케미칼(2008년) 등을 연달아 사들였다. 해운업은 2013년에는 당시 업계 4위 대한해운을 인수하며 처음 발을 들였다. 2016년에는 대한해운을 통해 법정관리에 들어간 한진해운 미주·아주 노선을 인수했다.
다만 SM그룹의 인수전 완주는 불투명하다는 시각도 있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SM그룹이 동아탱커를 인수하면 연결재무제표 기준으로 자산이 10조원을 넘어가 계열사 지급보증 문제, 순환출자 문제 해소 등 새로운 규제에 직면한다”며 “인수 의지가 확고하다면 부실 계열사를 파는 등 자산 줄이기를 시도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SM그룹의 참여로 인수 열기가 뜨거워질 전망이지만, 최종 매각까지는 여전히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지적도 나온다. 채권단 내부에서 동아탱커가 나용선계약(BBCHP)에 근거해 운영하는 일부 선박을 놓고 “선박 억류 후 담보권을 실현하겠다”고 압박하는 등 분쟁이 벌어지고 있어서다. 나용선계약은 조세피난처에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해 선박금융을 받은 뒤 배를 건조하고 이를 다시 용선자에게 빌려주는 계약이다.
잠재적 우선협상대상자인 파인트리파트너스와 채권단도 일부 조건을 놓고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매출 기준으로 국적선사 20위권에 들던 동아탱커는 지난 4월 서울회생법원에 회생절차를 신청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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