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남·북·러 수소 프로젝트' 시동

입력 2019-12-03 18:02   수정 2019-12-04 02:38

북한과 러시아에서 채취한 석탄을 이용해 현지에서 수소를 생산한 뒤 해상으로 운반하는 사업이 추진된다. 부산시와 팬스타그룹, 대학, 연구원이 힘을 합쳐 ‘남·북·러 수소프로젝트’를 본격 가동한다. 신북방 지역과의 경제 협력을 통해 수소 생산의 주도권을 선점하는 한편 해외 수소 생산 거점을 구축해 효율적인 에너지원을 확보하고 물류 루트도 개척하기 위한 전략이다.


부산시와 8개 산·학·연 기관은 4일 부산시청 국제회의장에서 남·북·러 경협 수소생산·운송 프로젝트 업무협약을 체결한다고 3일 발표했다. 신북방정책 사업 가운데 하나인 남·북·러 경협 수소 생산·운송 프로젝트는 북한과 러시아 등에 매장돼 있는 저렴한 원료(갈탄)를 활용해 현지에서 수소를 생산, 액화한 뒤 해상으로 부산까지 운송해 국내외에 공급하는 사업이다.

시 관계자는 “세계적으로 수소산업은 기술경쟁이 뜨겁고 국내 많은 지방자치단체에서도 수소경제 비전을 경쟁적으로 발표하고 있지만, 대부분 수소차와 연료전지 등의 활용에 집중하고 생산·저장 부문의 기술 및 인프라 구축은 부족하다”며 “동북아 최대 환적항인 부산은 수소 벙커링 사업과 국내외 수소 공급의 대동맥 역할을 수행하는 최적의 입지”라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뿐 아니라 북한 나선 지역에 수소생산플랜트를 구축하면 북한 에너지 인프라 확립에도 기여해 장기적으로는 통일비용 부담 경감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어 한반도 평화정착에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협약에 참가하는 기관은 부산대와 팬스타그룹, 한국생산기술연구원, 한국남부발전, 고등기술연구원,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북한자원연구소, 부산산업과학혁신원 등이다. 시는 프로젝트를 총괄하고, 팬스타그룹은 민간투자 총괄과 신북방지역의 갈탄 수급 및 운송을 맡는다. 석탄 가스화와 수소 운송·저장 기술 연구는 부산대에서 담당한다. 석탄 가스화 기반의 수소생산 기술 고도화와 실증사업은 기초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고등기술연구원과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의 협력으로 추진한다. 고순도 수소 정제와 후처리 공정, 이산화탄소 포집전환 공정은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이 맡고 남북협력방안 자문은 북한자원연구소가 담당한다. 한국남부발전은 공정 중 배출되는 탄소를 포집하고 활용하는 기술 협력과 생산된 수소를 활용한 발전용 연료전지 실증을 추진한다.

이번 행사에서는 ‘한국 수소경제 추진 방향’과 ‘북한 석탄사업과 남북협력방안’ 등의 주제로 세미나도 열린다.

오거돈 부산시장은 “이번 프로젝트는 부산이 ‘수소생산 거점 도시’로 발돋움하고 정부의 신북방정책과 남북경제협력사업을 선도할 큰 기회”라고 강조했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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