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2시간반 조문…"신뢰하던 직원이라 속상한 듯"

입력 2019-12-03 08:29   수정 2019-12-03 08:29

윤석열 검찰총장이 숨진 채 발견된 검찰 수사관 A씨(48)의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윤석열 총장은 전날 오후 6시30분쯤 검은 넥타이와 양복을 입은 채 빈소가 마련된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을 찾은 뒤 9시쯤 돌아갔다. 윤 총장에게 취재진이 다가갔지만, 그는 아무 말 없이 빈소를 들어갔다 나왔다.

대검 관계자는 "빈소에 있는 사람들이랑 이런저런 이야기하다가 (윤 총장이) 늦게 나왔다"며 "평소에 유능하고 신뢰하던 분이라 속이 상한 것 같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빈소는 전날 오후 2시부터 마련됐다. 입구엔 '경건한 조문을 위해 통로에서의 촬영(취재) 및 대기를 삼가주십시오'라는 문구가 붙었다. 이날 오후 문재인 대통령은 장례식장에 화환을 보냈다. 한 수사관 동료는 "A씨 아들이 지난 주말에 대학 면접을 봤는데 형이 이럴 리가 없다"며 오열하기도 했다.

앞서 수사관 A씨는 이명박 정부와 문재인 정부 두 차례 걸쳐 청와대 민정수석실에 파견됐다. 이번 정부 초기엔 백원우 전 민정비서관 지시를 받는 특감반원으로 활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2월 파견을 마치고 난 뒤에는 동부지검으로 돌아온 뒤 근무했다.

A씨가 남긴 9장짜리 유서엔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죄송하다"며 "남은 가족을 배려해 달라"는 내용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10년 전 윤석열 총장이 대검찰청 범죄정보담당관으로 근무할 때 같은 부서에서 일했다.

김태우 전 수사관도 빈소를 찾았다. 그는 A씨와 함께 청와대 특감반원으로 근무하다 지난해 12월 비위 사실을 외부로 알리면서 퇴직했다. 김 전 수사관은 취재진에게 "(A씨가) 좋은 곳 가서 편안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김 전 수사관은 이날 유튜브 방송에선 백원우 전 민정비서관을 가리켜 "죄를 받을 것"이라며 일침을 가했다.

검찰은 "고인이 최근까지도 헌신적으로 근무해 왔고, 고인의 사망에 대해 한 점의 의문이 없도록 철저히 규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A 수사관의 시신을 부검한 결과, 특이한 외상이 발견되지 않았다"며 피해 가능성은 없다고 결론 내렸다.

윤석열 총장 외에도 밤 늦게까지 검찰 관계자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고인의 발인은 4일 오전 10시30분에 진행될 예정이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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