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 매장의 인기가 '끝물'이라는 얘기가 있던데 제 생각은 다릅니다."
김종율 보보스부동산연구소 대표(사진)는 4일 서울 논현동 건설회관에서 열린 '제3회 집코노미 부동산 콘서트'에서 "어떤 입지에 위치해 있느냐에 따라 매장 운영 흥망의 결과가 다르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경기가 나쁜데 최저임금이 오르면서 소매점 영업환경이 어느 때보다 안좋은 상황이다. 비교적 안정적인 수익이 보장되는 매장으로 꼽히는 스타벅스도 문을 닫는 점포들이 생겨나고 있다. 임대 수익이 악화되면서 투자자들 사이에선 상가 투자를 하기에 좋지 않은 시점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하지만 김 대표는 "어려운 환경에서도 흥하는 매장은 여전히 흥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스타벅스도 도심 매장과 교외에 위치한 매장 간의 수익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며 "도심에서는 임대료는 치솟는데 인건비는 계속 오르면서 매장의 손익이 나빠지고 있지만 교외 매장의 경우 임대료가 낮고 드라이브스루 형태의 점포가 인기를 끌면서 높은 수익을 얻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유효수요와 동선에 따라 투자의 성패가 갈린다는 것이다. 유효수요와 동선 분석을 철저히 한다면 기존에는 낙후한 상권으로 여겨지던 교외에서도 안정적인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게 김 대표의 주장이다. 그는 "상가 투자에 앞서 상권별 유효수요의 범위를 알아봐야 한다"고 말했다. 지도를 펼쳐놓고 이용자들이 어느 길로 다닐 것인지를 그려보면 상권의 성격을 파악할 수 있다. 이후 현장답사를 통해 실제 상권과 일치하는 지 확인해봐야 한다.
김 대표는 "주변에 대단지 아파트 등 많은 잠재수요를 끼고 있으면서 입주민 동선과 겹치는 자리일수록 매출이 안정적"이라며 "500가구 아파트를 끼고 있는 입지면 부동산 중개업소나 세탁소 미용실 슈퍼 등이 수익을 유지하며 2000가구 이상 되는 단지 근처에서는 어지간한 근린형 상권이 형성된다"고 설명했다.
단 역세권 입지라고 무작정 투자에 나서는 건 경계해야 한다고 김 대표는 조언했다. 주변에 지하철 등 새 교통망이 뚫린다고 해서 모든 상가가 수혜를 보는 건 아니기 때문이다. 그는 "가장 최근 개통한 우이신설선 사례를 보면 이 선은 역간 거리가 700~800m로 일반 지하철(1.3~1.4km)보다 촘촘하다"며 "역이 개통했을 때 새롭게 역세권 효과를 보는 지역이 그만큼 좁다는 의미"라고 했다. 우이신설선 역이 뚫려도 유효수요는 기존 대비 크게 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어 김 대표는 "선형은 기존 4호선 노선 옆에 평행으로 뻗어 원래 4호선을 타러 이동하던 동선 중간에 역이 뚫린 것이라면 매출이 늘 수도 있다"면서 "같은 역세권이라도 유효수요가 얼마나 늘 수 있느냐에 따라 흥망의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안혜원 기자 an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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