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미현 정치부 기자)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4일 당헌·당규 해석 논란에도 재신임을 불허한 최고위원회의 결정을 받아들였습니다. 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오늘 의총에서는 임기 연장 여부에 대해서 묻지 않겠다”며 “권한과 절차를 둘러싼 여러 의견이 있지만, 오직 국민 행복과 대한민국 발전, 그리고 당의 승리를 위해 내린 결정”이라고 했습니다.
나 원내대표는 전날까지도 소속 의원을 대상으로 재신임 여부를 묻겠다는 입장이었는데요. 한국당 최고위원회가 나 원내대표의 임기 연장 불가를 의결하면서 물러나게 됐습니다. 이를 두고 나 원내대표와 갈등을 겪는 것으로 알려진 황교안 한국당 대표의 의중이 반영됐다는 해석이 나옵니다.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도 홍역을 치르고 있습니다. 지난 1일 당 윤리위원회가 오 원내대표 등에게 당원권 1년 정지의 중징계를 내린 것입니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오신환 원내대표 당 징계 결정에 따른 원내대표 권한대행 결정의 건 통지공문’을 국회의장과 국회 사무총장, 민주당 원내대표와 한국당 원내대표에게 보냈습니다. 오 원내대표는 반발했습니다. 그는 다음날 바른미래당 긴급 원내대책회의에서 “윤리위원회를 동원한 막장정치로 당의 명예를 실추시키고 있는 손학규 대표의 분파적 해당행위에 맞서서 끝까지 원내대표직을 수행한다는 것을 분명히 말씀드린다”며 손 대표에게 날을 세웠습니다.
때아닌 원내대표 수난에 정치권 안팎에서는 원외 당대표와 원내대표 간 예견된 갈등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공교롭게도 황교안 한국당·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 모두 원외 인사이기 때문입니다.
정당 내에서 당대표의 권한은 막강합니다. 전당대회에서 선출되는 당대표는 주요 당직자를 임명·추천하는 권한이 있고, 공천권도 가집니다. 당 최고위원은 당내 중요한 의사결정을 내리는데 이를 대표하는 사람이 당대표(대표 최고위원)입니다.
하지만 당대표가 원외 인사일 경우 원내대표의 존재감이 부각될 수밖에 없습니다. 원내대표는 소속 의원들의 투표로 뽑힙니다. 최근 선거법 개정안 등을 두고 여야 교섭단체 원내대표의 협상이 중요했던 것처럼 국회 내에서는 원내대표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과거에도 원외 당대표와 원내대표의 불화설이 적지 않았습니다. 2017년 원외에 있던 홍준표 한국당 전 대표와 정우택 당시 원내대표도 잇딴 불협화음이 언론에 자주 노출되기도 했습니다. 여당과의 첨예한 대립 국면에서도 한국당이 원내대표를 교체하는 것을 보면 당내 ‘투톱’의 궁합이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느끼게 됩니다. (끝)/ mwise@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