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하명수사 의혹 판도라 상자 열릴까' 숨진 특감반원 아이폰 잠금해제가 관건

입력 2019-12-05 09:47   수정 2019-12-05 09:53



전 청와대 특감반원 A 씨의 극단적 선택을 둘러싸고 청와대와 검찰이 충돌하는 상황에서,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가 A 씨의 과거 기록을 복구하기 위한 휴대전화 포렌식 작업에 들어갔지만 난관에 봉착했다.

검찰은 A 씨 사망 하루 만인 지난 2일 이례적으로 서초경찰서를 압수수색해 휴대전화를 확보했다.

A 씨가 세상을 떠나면서 휴대전화가 극단적 선택의 배경을 밝히는 데 핵심 증거물이 된 상황이다.

통화 기록과 문자·SNS 메시지 등을 통해 고인의 최근 행적이 드러날 수 있기 때문이다.

청와대와 여권에서 이른바 '하명 수사' 의혹 사건과 관련해 검찰이 고인을 압박했을 가능성을 의심하는 반면, 야권에서는 청와대의 압박이 오히려 극단적 선택으로 몰아갔다고 주장하고 있다.

휴대전화에서 A 씨가 어떤 기관으로부터든 압박받은 사실이 드러나면 파장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또 이 과정에서 '하명수사' 의혹의 진상을 밝힐 첩보 보고서 작성과 경찰 수사 이첩 경위 등 특감반 운영 상황이 확인될 가능성도 있다.

휴대전화 포렌식이 '판도라의 상자'를 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하지만 수사관 A 씨의 아이폰은 보안이 워낙 강력해서 휴대전화 암호를 해제하는 데 애를 먹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지난 4일부터 경찰관이 입회한 가운데 휴대전화에 암호 해제 프로그램을 연결해 포렌식에 나섰지만 잠금을 해제하지 못하고 있다.

해당 휴대전화는 애플이 만든 아이폰이다. 지문이나 얼굴인식 또는 6자리 비밀번호를 입력해야 잠금이 해제된다. 비밀번호로 잠금을 풀려면 숫자나 영어 대·소문자 등을 조합해 560억 개가 넘는 경우의 수를 대입해야 한다. 특수문자가 포함되면 한 달까지 걸릴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현재 다른 정부 기관과 외부 민간 업체에 아이폰 잠금 해제와 관련한 협조를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이 아이폰의 제조사인 미국 애플사에 도움을 요청할 수도 있다. 그러나 애플이 해당 요청을 들어줄지는 미지수다. 애플은 2015년 미국 LA에서 벌어진 총기 난사 사건과 2017년 텍사스 침례교 총기 난사 사건 때 범인의 아이폰 잠금을 해제해 달라는 FBI의 협조 요청과 법원의 FBI를 도우라는 명령에도 불구하고 '개인정보보호'를 이유로 이를 거부 한 바 있다.

이미경 한경닷컴 기자 capit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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