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안정 속 혁신'…딥체인지 실행할 차세대 리더 4명 전진배치

입력 2019-12-05 17:27   수정 2019-12-06 01:25


SK그룹이 ‘안정 속 변화’를 꾀했다. SK그룹은 5일 정기인사에서 신규 선임 108명을 포함해 117명의 임원을 승진시켰다. 151명의 임원을 승진시켰던 지난해 정기인사보다 규모는 줄었지만, 신규 선임만 보면 작년(112명)과 큰 차이가 없다.

SK(주)와 이노베이션·텔레콤·하이닉스 등 주력 계열사의 최고경영자(CEO)는 유임시키는 대신 신규 임원을 대거 발탁해 차세대 리더를 전진 배치했다는 분석이다.

▶인사명단 A32면

새 CEO들에게 ‘미래 먹거리 발굴’ 임무

SK그룹은 이날 최고의사결정기구인 수펙스추구협의회를 열어 각 계열사 이사회에서 결정된 임원 인사 및 조직개편 사항을 확정해 발표했다. 4명의 50대 CEO가 신규 선임됐다.

그룹 지주회사인 SK C&C 사장에 박성하 수펙스추구협의회 전략지원팀장(54), SK루브리컨츠 사장엔 차규탁 기유사업본부장(56)이 내정됐다. 최진환 ADT캡스 대표(51)가 SK브로드밴드 사장, 이용욱 SK 홀딩스 투자2센터장(52)이 SK머티리얼즈 사장으로 승진했다.

SK텔레콤과 SK(주) 등에 몸담았던 박 사장은 전략기획 및 투자통으로 꼽힌다. 그룹 차원의 성장동력을 발굴하는 역할을 맡았다. SK에너지 등을 거친 차 사장은 신규 먹거리를 개발해 SK루브리컨츠를 글로벌 메이저 회사로 키워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사령탑은 전격 교체됐다. 지동섭 SK루브리컨츠 사장이 배터리부문 대표로 이동했다. 배터리 사업을 이끌던 윤예선 대표는 SK E&S의 글로벌사업본부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SK브로드밴드의 수장을 맡게 된 최 사장은 베인앤컴퍼니, AT커니 등을 거친 컨설팅 전문가다. 격전이 벌어지는 세계 미디어 콘텐츠 시장에서 SK그룹의 미디어 사업을 진두지휘하게 됐다.

SK이노베이션과 SK(주) 등에서 인사, 전략, 투자 등을 맡았던 이 사장은 반도체 배터리 등의 소재를 생산하는 SK머티리얼즈의 신성장사업 발굴 역할을 하게 됐다. SK머티리얼즈를 이끌던 장용호 사장은 SK실트론 사장으로 이동했다.

이날 인사에서는 조정우 SK바이오팜 대표(부사장)가 대표이사 사장으로, 박찬중 디스커버리 총괄(부사장)이 디스커버리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했다. 진교원 SK하이닉스 D램개발사업 담당(부사장)과 진정훈 글로벌개발그룹 담당(부사장)도 각각 사장에 올랐다.

그룹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수펙스추구협의회에도 변화가 생겼다. 커뮤니케이션 위원장이었던 김준 SK이노베이션 사장이 에너지·화학 위원장으로 옮겼다. 새 커뮤니케이션 위원장엔 장동현 SK(주) 사장(56)이 임명됐다.

신규 임원은 ‘글로벌·여성’이 키워드

SK그룹은 이번 인사에서 임원 세대교체도 했다. 그룹 관계자는 “불확실성이 커진 글로벌 경영환경을 극복하기 위해 계열사별 부문장급 임원들의 경우 세대교체를 했다”며 “차세대 리더를 전진배치한 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SK그룹은 올해부터 상무·전무·부사장 등의 직급을 부사장으로 통합, 임원 내에서 승진을 없앴다.

이날 신규 선임된 108명의 임원은 모두 부장급에서 기존 상무급으로 승진했다. 새로 임원이 된 사람 가운데 7명이 여성으로, 그룹 정기 인사 역사상 가장 많은 규모다. 그룹 내 여성 임원은 27명으로 늘었다.

외국인 임원도 두 명 선임했다. SK그룹은 장웨이 중국 전문가를 SK이노베이션 배터리중국개발실장으로, 에릭 데이비스 인공지능(AI) 전문가를 SK텔레콤 글로벌 AI개발그룹장으로 선임했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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