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은행권에 따르면 지난 11월 말 신한 국민 KEB하나 우리 농협 등 5대 은행의 자영업자(소호) 대출 잔액은 239조1049억원으로 집계됐다. 6개월 전인 5월(228조6766억원)에 비해 10조4279억원 늘어난 수치다. 지난해 말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반년간 늘어난 액수(7조8382억원)보다 30% 이상 많다.
자영업자 대출이 빠르게 늘어난 것은 금리가 낮아졌기 때문이다. 10월 한국은행이 기준 금리를 인하하면서 중기·소호 대출 금리도 내렸다. 중기 대출을 확대하려는 은행들의 움직임과 맞물려 자영업자 대출액은 빠르게 불어났다. 올 들어 11월 말까지 증가한 소호 대출 잔액 16조8974억원 중 70%가량이 하반기 이후 늘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외식 등 서민 업종을 중심으로 자영업자 대출 수요가 늘었다”고 설명했다.
올해 자영업자 대출 상승세를 더욱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은 금리 때문이다. 한 대형은행 임원은 “올해 대부분 대형은행이 비교적 연체율 관리를 잘 해온 것으로 안다”면서도 “하반기 들어서는 서민 업종에서 연체율이 조금 오르는 추세”라고 말했다.
중기·소호 대출 비중이 높은 기업은행의 연체율 통계에 따르면 3분기에 부동산 임대업을 제외한 대부분 업종의 연체율이 올랐다. 제조업은 올 2분기 0.57%에서 0.80%로, 소매업도 0.45%에서 0.56%로 증가했다. 소상공인이 많은 음식·숙박업종은 0.19%에서 0.41%로 두 배 이상으로 높아졌다.
더 큰 문제는 내년이다. 경기 불황에 금리 상승이 겹치면 ‘최악의 시나리오’가 펼쳐질 수 있다. 실질적인 이자 부담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기 때문이다. 내년 초에는 기업 대출에 가중치를 두는 새 예대율 규제가 도입된다.
은행들이 더욱 경쟁적으로 자영업자 대출을 늘릴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는 것이다. 기업 대출은 중소기업·소호 대출을 합산한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저금리가 주는 착시 효과를 경계해야 한다”며 “내년 경제에 부담 요소로 작용할 수 있는 만큼 적극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소람 기자 ra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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