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항서 매직'이 또 통했다. '최대 복병' 태국과의 경기서 베트남은 두 골을 먼저 실점했지만서도 극적 무승부를 일궈내며 조 1위로 4강에 진출했다. 이로써 베트남은 60년 만의 우승을 위한 도전을 계속 이어나가게 됐다.
5일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22세 이하(U-22) 축구대표팀이 B조 5차전 태국과의 경기서 2:2 무승부를 거뒀다. 이로써 베트남은 4승1무(승점 13점)으로 조 1위로 2019필리핀 동남아시아게임 준결승에 진출했다. 태국은 조 3위를 기록해 대회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이날 경기는 동남아시아 축구 라이벌의 대결이자, 각 팀을 이끄는 박항서 감독과 니시노 아키라 감독의 '사령탑 한일전'으로도 이목이 집중됐다.
베트남은 이날 경기서 골키퍼가 흔들리며 2골이나 먼저 실점했다. 전반 5분 골키퍼 응우옌 반 또안이 수비수의 백패스를 걷어내려던 킥이 전방에서 압박하던 공격 차이디드 수파차이의 얼굴에 맞고 그대로 공이 골대로 들어갔다. 이어 전반 11분에도 골키퍼가 그다지 어렵지 않은 상대 공격수의 슛을 놓치며 실점했다.
하지만 베트남은 실점한 지 4분만에 응우옌 티엔 링이 헤더골을 기록하며 바짝 태국을 쫓았다. 후반 24분에는 페널트킥을 얻었다. 키커로 나선 후인 떤 신은 페널트킥을 실축했지만, 주심이 페널트킥 규정에 따라 골키퍼가 후인 떤 신의 슛 모션 이전에 먼저 움직였다고 판단해 다시 킥을 하게 했다. 이번엔 티엔 링이 키커로 나서 골망을 흔들었다.
경기 후 박항서 감독은 기자회견을 통해 "오늘은 힘든 경기를 했다. 동남아시안게임 들어 가장 힘들었다"고 태국전을 돌아보면서 "그러나 우리는 준결승 티켓을 따냈다. 이른 시간 두 골을 내줬지만 선수들이 포기하지 않고 불굴의 정신을 보여줬다"며 초반 두 골 차를 딛고 무승부를 만든 선수들을 칭찬했다.
앞서 브루나이를 상대로 6-0, 라오스를 상대로 6-1, 인도네시아를 상대로 2-1 승리를 거둔 바 있는 베트남은 '최대 복병'이라고 꼽히는 태국과의 경기서도 무패행진을 이어가며 이날 승리로 60년 만의 우승을 바라보고 있다.
베트남은 1959년 첫 대회에서 월남(South Vietnam)이 금메달을 따기는 했지만, 당시는 남북 베트남이 통일되기 전 상황이라 통일된 베트남이 우승를 한다면 그 의미가 확연히 다르다.
동남아시안게임 남자 축구는 총 11개 팀이 A조(5개)와 B조(6개팀)로 나눠 조별리그를 치렀다. A조에서는 미얀마와 캄보디아가 나란히 1, 2위에 올라 4강에 진출했고, B조에서는 베트남과 인도네시아가 1, 2위를 차지했다.
이제 베트남은 A조 2위 캄보디아와 7일 결승 티켓을 두고 격돌한다. 이 경기서 승리하면 인도네시아-미얀마전 승자와 결승에서 격돌한다.
배성수 한경닷컴 기자 baeb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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