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석천 "14년 운영 식당, 문 닫아" 이태원 젠트리피케이션 비극

입력 2019-12-06 13:55   수정 2019-12-06 13:56



홍석천이 이태원에서 14년 동안 운영했던 태국 요리 전문점을 정리한다고 밝혔다.

방송인 홍석천은 6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이태원 마이타이를 사랑해주신 분들께 감사하다"며 "저를 오늘에 있게 해준 정말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는 마이타이가 오는 9일까지만 영업을 하고 문을 닫는다"는 글을 게재했다.

홍석천은 "마음이 참 슬프다"며 "하나하나 제가 다 만들어 놓은 공간인데, 돈을 떠나 이 공간을 거쳐간 모든 사람들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구청에서 명명한 세계음식거리라는 이름은 이제 포차거리라고 이름을 바꿔야 할듯 하다"며 술집 골목으로 바뀌어 버린 해밀턴 뒷골목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홍석천은 커밍아웃 이후 방송 활동이 어려워진 후 이태원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며 성공해 화제가 됐다. 이태원이 주목받기 전부터 식당을 개업해 성공한 사업가의 면모를 보였던 홍석천이었다. 이태원에만 10여 개 매장을 운영하며 상권이 알려지는데 공을 세웠다는 평가도 있었다.

홍석천의 이력을 살려 '이태원 홍반장'이라는 프로그램이 제작되기도 했다.

하지만 젠트리피케이션(gentrification·둥지 내몰림)은 홍석천도 피해가지 못했다. 이태원이 경리단길 등으로 유명세를 타면서 임대료가 급등했고, 이태원 상권을 만든 특색있는 가게들이 떠나가게 된 것.

홍석천은 올해 1월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과 인터뷰에서도 "운영하던 가게 중 3곳을 폐업했다"며 "임대료 폭등으로 이태원 거리가 죽어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올해 10월 국회에서 진행된 국정감사에서도 젠트리피케이션 문제와 관련해 홍석천이 참고인으로 이름이 언급되기도 했다.

마이 타이가 문을 닫으면서 홍석천이 이태원에서 경영하는 식당은 마이첼시, 마이스카이 등만 남게 됐다. 홍석천은 "해밀턴 뒷골목에 이제 레스토랑은 마이첼시 하나 뿐"이라며 "외롭지만 버텨보겠다"는 의지를 전했다.

한편 젠트리피케이션은 이태원만의 문제는 아니다. 신사동 가로수길, 홍대, 삼청동 등 독특한 매력의 거리로 꼽혔던 지역들이 젠트리피케이션으로 특색을 잃고 상권마저 붕괴됐지만 여전히 높은 임대료로 시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핫플레이스'로 꼽히는 서촌, 익선동, 연남동, 성수동 등도 젠트리피케이션이 심화되는 지역으로 꼽힌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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