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4일 치러진 홍콩 구의원 선거에서 압승을 거둔 범(汎)민주 진영이 8일 도심에서 대규모 집회를 연다. 홍콩 경찰은 이날 예고된 집회와 거리 행진을 허가했다. 하지만 여러 조건을 달아 승인해 시위대가 이를 위반하면 양측 간 격렬한 충돌 가능성도 제기된다.
6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홍콩 경찰은 반정부 시위를 주도해온 재야단체연합 민간인권전선이 ‘세계 인권의 날’을 맞아 8일 개최하겠다고 신청한 집회를 허가했다. 다만 집회 시작 시간과 거리 행진 경로 등은 경찰의 지시를 따라야 하고 공공질서와 시민들에게 위협을 가하면 공권력에 의해 집회가 중단될 수 있다는 조건이 붙었다. 시위 과정에서 국기를 훼손해선 안 된다는 조건도 걸었다.
지미 샴 민간인권전선 대표는 “완벽하지는 않지만 경찰의 결정을 받아들이겠다”며 “집회와 행진은 평화롭게 진행될 것”이라고 했다. 민전 측은 이날 오후 3시 코즈웨이베이의 빅토리아파크를 출발해 센트럴의 차터로드까지 행진할 예정이다. 참가자들은 당일 낮 12시부터 오후 6시까지 빅토리아파크에서 집회와 오후 3시부터 10시까지 행진을 허가받았다. 주최 측은 이번 집회에 100만 명에 가까운 시민이 참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달 19일 홍콩 경찰 수장에 오른 크리스 탕 홍콩 경무처장이 6일 베이징을 찾아 중국 공안부와 국무원 고위 관계자들을 만났다. 홍콩 경찰협회 관계자는 탕 처장의 베이징 방문은 신임 처장 임명에 따른 절차라고 설명했지만, 8일 예고된 대규모 집회에 대응하는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탕 처장은 취임 이후 시위 진압 강도를 높여 시위가 벌어지기만 하면 무조건 강경 진압에 나섰다.
한편 홍콩 행정수반인 캐리 람 행정장관에 대한 탄핵안은 입법회에서 부결됐다. 70명의 입법회 의원 중 63명이 참여해 5일 밤 진행된 투표는 반대 36표, 찬성 26표로 부결됐다. 반대표는 모두 친중파 의원들이 던진 것으로 확인됐다.
베이징=강동균 특파원 kd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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