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은 악명 높은 시장"…트럼프, 다시 베이조스 공격

입력 2019-12-08 17:16   수정 2020-03-07 00:02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의 ‘아마존 때리기’가 지속되고 있다. 최근 100억달러(약 11조9000억원) 규모의 미 국방부 클라우드 시스템 사업자로 아마존을 밀어내고 마이크로소프트(MS)를 선정한 데 이어 아마존의 해외 사이트를 가짜 상품 등을 판매하는 ‘악명 높은 시장’으로 지정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지난 6일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의 해외 사이트를 악명 높은 시장 명단에 올리는 방안을 저울질하고 있다. 악명 높은 시장은 가짜·위조 상품, 불법 복제한 해적판 콘텐츠 등을 판매하는 온·오프라인 장터를 말한다.

미 무역대표부(USTR)는 매년 이런 활동이 의심되는 해외 시장을 지목해 명단을 발표한다. 올해에도 조만간 명단이 발표될 예정이다. WSJ는 “명단에 오르면 회사 이미지는 타격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이 명단에는 중국의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가 보유한 ‘타오바오’ 등이 포함돼 있다.

앞서 미 의류신발협회(AAFA)는 아마존을 악명 높은 시장 명단에 올리도록 공식적으로 USTR에 요청하기도 했다. AAFA는 지난 9월 회원사들이 영국, 캐나다, 독일, 인도, 프랑스 등의 아마존 사이트를 가장 문제가 많은 곳으로 지목했다고 밝혔다. 아마존은 당시 이와 관련, 사기 문제 등에 대처하기 위해 지난해에만 4억달러를 투자했다고 해명했다.

미 국방부는 최근 클라우드 시스템 구축을 위한 ‘합동방어 인프라’ 프로젝트 사업자를 아마존 대신 MS로 선정하기도 했다. 당초 아마존이 유력한 후보에 올랐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사업자 선정을 재검토하라고 지시한 뒤 결과가 바뀌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아마존 때리기는 과거에도 여러 차례 있었다. 지난해에는 트위터를 통해 아마존 때문에 미국 소매업체들이 문을 닫고 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또 아마존 택배를 배달할 때마다 미국 우체국이 1.5달러씩 손해를 보고 있다고 썼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은 자신에게 비판적 보도를 이어온 워싱턴포스트(WP)의 소유주가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최고경영자(CEO)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WP는 지난 대선 때 트럼프 검증 특별취재팀까지 꾸려 비판에 앞장섰다. WSJ는 “아마존을 악명 높은 시장 명단에 올리는 것은 아마존과 트럼프 정부 사이의 또 다른 화약고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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