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분쟁에 덕 본 샘표식품…올해 23% '쑥'

입력 2019-12-09 13:53   수정 2019-12-09 13:55


올해 미국과 중국 간의 무역분쟁으로 샘표식품의 주가가 덕을 봤다. 대두가격이 떨어질 것이란 전망과 함께 원가 절감 기대감이 작용해 올 들어 주가가 우상향 추세를 나타냈다.

9일 오후 1시40분 현재 샘표식품은 전날과 같은 3만4450원에 거래되고 있다. 올 들어 샘표식품은 전날 종가 기준으로 23% 가량 상승했다. 지난 5월에는 미·중 무역분쟁이 격화하면서 샘표식품 주가는 연중 최고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미중 무역 분쟁이 심화하면서 대두 가격이 하락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주가를 끌어올렸다는 분석이다. 간장 된장 등 장류 사업을 전개하는 샘표식품은 장류사업을 통해 벌어들이는 매출이 전체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지난 5월 미중 무역협상은 결렬됐고, 미국은 중국산 제품 2000억 달러에 대한 관세를 10%에서 25%로 올렸다. 이에 국제 대두 가격도 출렁이면서 샘표식품의 주가는 3만9550원(5월9일 장중)까지 오르면서 연중 최고가를 썼다.

미중 무역분쟁 격화에 대두 현물과 같은 흐름을 나타내는 선물 가격도 뚝 떨어졌다. 지난 5월13일 기준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서 대두 7월물 선물은 장중 부셸당 7.9달러까지 하락하면서 올 들어 최저 수준을 나타냈다. 같은 날 전체 대두 선물 가격도 톤당 294.86달러로 10년 만에 최저치를 경신했다.

하반기 들어서도 미중 무역분쟁은 교착 상태에 빠졌다. 중국은 8월 말 미국산 대두에 대한 관세를 예정대로 9월부터 부과하겠다고 발표했다. 중국은 전 세계에서 대두를 가장 많이 수입하고, 미국은 대두를 가장 많이 수출하는 나라다. 중국이 미국산 대두 수입을 줄이면 국제 대두값 하락이 불가피한 구조다.

여기에 중국의 아프리카 돼지열병(ASF)도 대두값 하락을 지지했다. 중국은 지난해 8월 첫 ASF 확진을 받은 뒤 총 1억3000만 마리 이상을 살처분했다. 아프리카 돼지열병이 발생하면서 사료용 콩 수요가 줄어들면서 상반기 대두값이 하락했다는 분석이다.

이밖에도 호실적을 거둔 점도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 올해 상반기 샘표식품 매출액은 1357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1.2% 늘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59억원으로 2배 가까이 늘었다.

매출 증가와 동시에 매출원가가 감소하면서 실적에 힘을 보탰다. 올해 상반기 매출원가는 716억원으로 지난해(734억원)보다 줄었다. 판매관리비도 482억원으로 지난해(520억원)보다 40억원 가까이 감소했다.

이에 상반기 영업이익률은 상승 곡선을 이어갔다. 1분기 이익률은 9.34%였지만, 2분기 들어 14.0%로 껑충 뛰었다. 3분기도 견조한 실적을 이어갔다. 3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은 736억원, 영업이익은 106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14.4%로 소폭 올랐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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