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키는 국내 슈즈 멀티숍 레스모아에서 판매를 중단하기로 했다. 레스모아 측은 내년 6월 말 나이키와 맺은 제품 판매 계약이 종료되며 나이키가 계약 연장을 하지 않기로 한 것으로 안다고 9일 밝혔다. 내년 6월 이후엔 레스모아 매장에서 나이키 제품을 만날 수 없게 된다. 레스모아는 슈즈 멀티숍으로, 여러 브랜드 제품을 한데 모아 판매하는 매장이다. 나이키 같은 대형 브랜드가 빠지면 매출에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
ABC마트, 슈마커 등 다른 슈즈 멀티숍도 긴장하고 있다. 나이키는 아직 다른 슈즈 멀티숍과의 계약 종료를 발표하진 않았지만 직접 영업을 강화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나이키 제품은 꾸준히 잘 팔리는 스테디셀러기도 하지만 한정판 신발을 낼 때마다 매장 앞에 줄을 설 정도로 마니아층을 끌어모으는 ‘킬러 콘텐츠’이기도 하다.
중간 유통망을 줄이는 쪽으로 나이키가 방향을 잡은 것은 ‘나이키 라이브’ 등 체험형 직영점을 늘리고 브랜드 파워를 더 키우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런 나이키의 전략은 세계에 동시 적용되고 있다. 지난달 나이키 본사가 세계 최대 온라인몰 아마존에서 판매를 중지하겠다고 밝혔다. 당장은 아마존 매출이 감소하더라도 직접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데 유리하다고 판단했다.
나이키의 세계 직접 판매(D2D: Direct to Consumer) 매출은 2019년(2018년 6월~2019년 5월) 118억달러(약 14조원)로 전년보다 14억달러(13.5%) 늘었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