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 부회장이 9일 전격 퇴진했다. 그는 이날 퇴임식을 열고 “남아 있는 후배들이 변화의 주인공이 돼 달라. 새로운 성공신화의 스토리를 써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고문으로 위촉됐다.
우 부회장은 현대차그룹에서 철강 전문가로 통했다. 1983년 현대중공업에 입사한 뒤 현대모비스 등을 거쳐 2005년 현대제철로 이동했다. 이후 일관제철소 건설을 주도하는 등 10여 년간 현대차그룹의 철강 사업을 도맡아왔다. 정 회장은 당시 서울에서 헬기를 타고 당진제철소에 내려와 현안 보고를 받았다. 그때마다 “밀크 스틸은 어디 있느냐”고 찾았다고 한다.
‘철강맨’으로 지내온 우 부회장은 지난해 말 ‘변화’의 물결 앞에 서게 됐다. 임원 인사를 통해 현대제철에서 현대로템으로 옮겼다. 지난해 9월부터 그룹 경영을 도맡은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 중심의 ‘친정체제’가 구축되면서다.
최근 들어선 그룹 안팎에서 우 부회장의 ‘용퇴설’이 끊이지 않았다. 현대로템 대표를 맡고 있는 이건용 부사장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해 물러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그는 지난주 해외 출장을 떠나기 전 퇴진을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리 퇴임사를 써놓고, 퇴임식 날짜까지 잡아놨다는 후문이다.
우 부회장이 물러나면서 현대차그룹 내 부회장단은 6명에서 5명으로 줄었다. 정 수석부회장을 비롯해 정태영(현대카드), 윤여철(현대차 노무담당), 김용환(현대제철), 정진행(현대건설) 부회장 등이다.
우 부회장 퇴진을 계기로 현대차그룹의 ‘추가 쇄신 인사’에 속도가 붙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현대차그룹은 올 들어 수시 인사 체제로 전환했다. 그룹 차원의 정기 임원 승진 인사는 이달 중순께 이뤄질 예정이다. 성과와 실적에 기반을 둔 세대교체 인사가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현대차그룹 안팎에서는 정 수석부회장이 50대 중후반 임원 가운데 차세대 경영진을 발탁하거나, 실적이 부진한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및 사업본부장을 추가 교체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최근 이광국 현대차 국내사업본부장(56·부사장)과 하언태 현대차 울산공장장(57·부사장)을 각각 중국사업총괄, 국내생산 담당 사장으로 승진 임명하는 인사를 했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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