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재 기자] “웃음에 감동도 있는 영화를 보고 싶으시다면 우리 영화가 적격입니다.” 박정민의 말대로 가족 관객에게 딱인 영화 한 편이 12월 극장가에 개봉한다. 과연 ‘시동’은 ‘백두산’ ‘천문’과의 전쟁에서 승자로 우뚝 설 수 있을까.
영화 ‘시동(감독 최정열)’의 언론시사회가 10일 오후 서울시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개최됐다. 이날 현장에는 최정열 감독, 배우 박정민, 정해인, 염정아, 최성은, 윤경호가 참석했다.
‘시동’은 정체불명 주방장 거석이형(마동석)을 만난 어설픈 반항아 택일(박정민)과 무작정 사회로 뛰어든 의욕 충만 반항아 상필(정해인)이 진짜 세상을 맛보고 진짜 어른이 되어 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 조금산 작가의 동명 웹툰이 원작이다.
“어울리는 일”이라는 대사가 자주 등장한다는 기자의 언급에, 최정열 감독은 “영화를 보면 ‘어울리는 일을 아직 못 찾은 캐릭터’ ‘어울리는 일이라고 생각했는데 결국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 캐릭터’ ‘하다 보니 어울리는 일이 돼 버린 캐릭터’ 등 다양한 캐릭터가 나온다”고 운을 뗐다. 어울리는 일을 찾으라고 강요하기보다 그 일이 무엇이든 간에 괜찮다고 응원을 해 주고 싶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다시 말해 ‘시동’의 한 줄 요약은 “다시 돌아가서 시동을 켜도 된다는 이야기”인 것.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한 영화 ‘강철비’ ‘신과함께-죄와 벌’ ‘신과함께-인과 연’ 등이 극장가를 종횡무진한 가운데, ‘시동’ 역시 원작 웹툰을 바탕으로 한 촘촘한 구성으로 관객의 호평을 불러일으킬지가 관전 포인트다.
박정민은 무작정 집을 나와 우연히 찾은 장풍반점에서 상상도 못한 이들과 만나게 되는 택일 역을 맡았다. 지긋지긋하기만 한 동네를 벗어나는 것이 꿈인 인물로, 영화 ‘동주’ ‘그것만이 내 세상’ ‘사바하’ 등으로 연기력을 인정받은 박정민이 선보일 거칠지만 순수하고 제멋대로지만 마음 가는 택일에 기대가 한껏 쏠린다. 박정민은 “방황하는 청소년의 불편한 이미지를 최대한 배제했다”며, “대신 사랑스러운 모습이 우리 영화와 맞닿아 있다는 생각에 감독님과 상의를 많이 했다”고 알렸다.
정해인은 빨리 사회로 나가 돈을 벌고 싶어 하는 상필 역을 맡았다. 학교를 그만두고 택일과 함께 사고 치는 것이 일상이었지만, 친구의 가출 후 홀로 동네에 남아 돈 하나만 바라보다 피도 눈물도 없는 형님들과 어울리게 된 인물이다. 정해인은 “철없는 10대가 거침없이 행동하는 데 중점을 뒀다”고 소개했다.
최근 두 배우는 결핍 혹은 사연이 있는 인물을 주로 연기해 오고 있다. 택일을 보면 영화 ‘변산’의 학수가 잠시 떠오르고 상필을 보면 영화 ‘유열의 음악앨범’의 현우가 언뜻 기억이 난다. 그런 배역에 끌리는 이유가 따로 있는지 궁금하다는 기자의 질문에 먼저 박정민은 “결핍을 가진 등장인물이 그 결핍을 극복하기 위해 나아가는 것이 한 편의 영화라고 생각한다. 택일의 경우 그는 관심과 사랑에 결핍을 느끼는 인물”이라며, “말만 마음만 효자고 정작 효도는 못하는 나이기에 어긋나고 틀어진 엄마와 택일의 관계가 봉합되는 순간에 매력을 느끼고 출연을 결정했다”고 답했다.
“사람은 누구나 결핍이 있고 그 결핍은 상대방을 통해 채울 수 있다고 생각해요.” 정해인의 말이다. 그는 “다른 작품과 마찬가지로 ‘시동’을 통해서도 많이 위로 받고 현장에서 함께 고생한 동료들에게 좋은 에너지를 많이 받았다”며, “앞으로도 이렇게 현장에 나가 에너지를 줄 수 있는 작품을 하고 싶다”고 바랐다.
마동석은 장풍반점 주방장 거석이형 역을 맡았다. 영화 ‘범죄도시’ ‘신과함께-인과 연’ ‘성난황소’ ‘악인전’ 등으로 매번 강한 존재감과 더불어 주먹이 어울리는 역할을 맡아 온 그가, 이번 ‘시동’에서는 단발머리, 분홍색, 헤어밴드가 어울리는 친근하고 인간적인 캐릭터로 유쾌한 매력을 발산할 예정.
염정아는 택일의 엄마 정혜 역을 맡았다. 전직 배구 선수이자 아들을 한 방에 제압하는 무뚝뚝한 엄마로, 그 무뚝뚝하고 강인한 면모부터 아들 생각에 걱정이 마를 날 없는 모습까지 염정아가 그려 낼 새로운 엄마에 관심이 집중된다. 이날 염정아는 아들로 출연한 박정민에 관해 “촬영하면서 박정민이 왜 대세인지에 대한 답을 얻었다”며, “굉장히 똑똑하고 분석이 정확하고 호흡도 너무 좋고 좋은 사람이고 이번 촬영에서 여러 가지 좋은 모습만 봤다. 꼭 다시 작업하고 싶은 배우”라고 칭찬했다.
오디션을 통해 발탁된 신예 최성은은 빨간 머리와 함께 야무진 주먹을 자랑하는 경주 역을 맡았다. 말이 안 통하는 상대에게는 시원하게 강펀치를 날려야 직성이 풀리는 이로, 최성은은 복서 캐릭터를 위해 3개월간 남다른 훈련을 거듭했다는 후문. 최정열 감독은 “군산이라는 공간이 모두에게 낯설게 느껴지도록 신인 배우를 캐스팅했다”며, “5차까지 대본 리딩을 가졌고 권투를 배우면서도 재확인 과정을 오랫동안 거쳤다. 어쩌면 그 과정이 힘들고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는데 그것을 묵묵히 이겨 내고 계속 해내는 모습을 보면서 ‘크게 주목받는 멋진 배우가 되겠구나’라는 확신을 가질 수 있었다”고 알렸다. 이에 “영광스러운 시간”이라고 촬영을 회상한 최성은은 “내가 큰 스크린에 나온다는 것에 아직은 기분이 얼떨떨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상필을 그릇된 길로 이끄는 동화 역의 윤경호를 보면 그가 출연한 한 자동차 광고가 자연스레 떠오른다. ‘성공에 관하여’를 논하는 해당 광고와 지난해 개봉한 영화 ‘완벽한 타인’에 이어 이번에도 눈에 띄는 배역을 맡은 그의 성공은 어디인가 일맥상통하는 구석이 있다. 윤경호는 “‘완벽한 타인’ 이후 그간 많이 성장했다고 주변에서 많이 말씀해 주셨다”며, “다만 성공했다는 생각은 아직 해 본 적 없다. 얼마 전 태어난 둘째가 이제 백일이 됐는데 그것이 내 인생의 성공”이라고 답했다. 이어 그는 “책임감 있는 배우로서 좋은 모습 보여 드리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18일 개봉.(사진제공: N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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