렌터카 기반 승차공유 서비스 ‘타다’ 운영사 VCNC의 모회사인 쏘카 이재웅 대표(사진)가 또 한 번 장문의 호소 글을 올렸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와 본회의 통과를 앞두고 있는 ‘타다 금지법’(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개정안)을 멈춰달라고 거듭 당부했다.
이 대표는 지난 9일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글을 올려 “타다 금지법이 아니라고 아무리 이야기해도 이 법이 통과되면 타다는 문 닫아야 한다”면서 박홍근 의원(더불어민주당)이 대표발의해 국회에서 논의 중인 여객법 개정안을 두고 “타다 금지법, 모빌리티 금지법, 혁신 금지법, 붉은 깃발법”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정부 방침에 맞춰 사업하면 되지 않느냐는 지적을 의식한 듯 “타다는 택시가 되고 싶은 마음이 없다”고 단언했다. 이어 “신산업을 1년 만에 혁신이 아니니 정치인이 설계한 제도 내로 들어오라는 것은 권력 남용이다. 혁신인지 아닌지는 국회의원이나 장관이 아닌 국민이 판단한다”고 역설했다.
타다의 여객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이달 2일 첫 재판을 받은 이 대표는 타다 금지법이 국회에서 본격 논의되자 적극 목소리를 내고 있다. 법이 통과돼도 1년6개월의 유예기간이 주어지지만 타다 서비스가 ‘불법’이 될 경우 투자 유치 등 사실상 사업이 불가능해진다는 판단에서다.
아래는 이 대표의 SNS 글 전문.
타다 금지법이 아니라고 정부가 아무리 이야기해도 이 법이 통과되면 타다는 더 이상 150만 회원에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습니다. 1만명의 드라이버들에게도 일자리를 줄 수 없습니다. 타다 금지법이 아니라고 아무리 김현미 장관과 박홍근 의원이 이야기해도 타다는 서비스를 지속할 수 없습니다. 공항에 출발·도착하는 경우에는 항공기 탑승권을 확인해야만 탑승할 수 있고, 그렇지 않은 경우는 6시간 이상만 렌터카 기사 알선을 할 수 있는 서비스는 국민의 이동 편익을 가장 우선에 놓고 다니던 타다가 아닙니다. 이 법이 통과되면 타다는 문을 닫아야 합니다.
타다는 이 법이 통과되고 공포되는 순간 문을 닫을 수밖에 없습니다. 타다 금지법입니다. 모빌리티 금지법입니다. 혁신 금지법입니다. 붉은 깃발법입니다. 박홍근 의원과 김현미 장관의 국토부는 타다가 붉은 깃발법임에도 불구하고 문 닫지 않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모양인데, 타다는 국민의 이동 편익 수요 확장, 드라이버의 적절한 보상, 규모의 경제를 이루지 못하면 더 이상 지속할 수 없습니다. 그 세 가지를 붉은 깃발법 하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습니다. 1만명의 드라이버는 계약을 해지할 수밖에 없고, 타다 운영 및 협력업체에서는 수백명이 일자리를 잃을 수밖에 없습니다. 타다 금지법이 아니라고 아무리 국토부나 박홍근 의원이 이야기해도 공포 후 1년 뒤에는 불법이 되고 마는 붉은 깃발법 하에서 투자하거나 사업을 영위할 기업은 없습니다. 사업은 말로 하는 것이 아닙니다. 투자자들은 냉정합니다.
타다를 위해 플랫폼 혁신 택시를 열었다구요? 야구선수를 지망하는 학생에게 축구를 하라고 하는 격입니다. 그것도 기존 주전선수가 한명 빠지면 그 뒤에 누구를 넣을지 코치가 결정하겠다는 격입니다. 택시 면허를 감차하면 (지난 5년간 감차 실적이 2000대였답니다. 연간 400대.) 그 실적에 따라 국토부 장관이 누가, 얼마나 혁신서비스인지 판단해서 그 감차 실적만큼 택시면허를 플랫폼 택시 사업자에게 나눠주겠다는 겁니다. 타다는 금지하고 연간 400대가 될지, 900대가 될지 모르는 택시 감차 실적에 따라 국토부 장관이 혁신 여부를 판단해서 허가를 해주겠답니다. 혁신 여부는 소비자가 판단합니다. 혁신서비스가 아니면 시장에서 선택받지 못합니다. 그것을 선제적으로 장관이 무슨 수로 판단할 수 있을까요?
타다는 택시가 되고 싶은 마음이 없습니다. 타다는 자동차 소유시장을 쏘카와 함께 공략해 소유를 공유 인프라로 바꿔서 그 시장을 키우고, 사회를 더 효율적으로, 국민의 이동권을 더 편리하게 만들고 싶은 생각밖에 없습니다.
다시 한 번 이야기하자면, 타다는 카카오모빌리티 등 택시 기반의 사업자들과는 달리 택시 시장을 공략하고 싶은 마음이 없습니다. 택시는 규제를 풀어줘서 나름대로 혁신하고, 기사 알선 렌터카는 그대로 혁신을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그래야 국민의 편익이 증가합니다. 지금까지 수십년간 실패한 택시정책 안에 왜 혁신을 꿈꾸는 모든 사업자들을 집어넣어야 합니까. 20만대의 택시로 수십년간 안 되던 정책이었는데, 2000만대의 소유 자동차 시장을 혁신하겠다는 신사업자들을 몇년간 지켜보는 일이 그렇게 불편합니까?
붉은 깃발법은 그만 멈추고, 피해를 본다는 택시의 피해는 얼마나 되는지, 그 피해가 있다면 어떻게 구제할지와 동시에 기존의 실패한 택시정책과 불허된 렌터카 기사 알선에 의해 피해를 입은 국민이 얼마나 되는지 조사하고 파악해서 미래로 가는 새로운 정책을 만들 때입니다. 경제정책은 신중해야 합니다. 신산업을 키우는 데는 적게는 수년에서 많게는 십수년이 걸립니다. 그 신산업을 1년 만에 혁신이 아니니 정치인이 설계한 혁신 제도내로 들어오라는 것은 폭력입니다. 국가의 권력 남용입니다.
이제라도 붉은 깃발법은 그만 두고, 혁신은 민간에 맡기면 좋겠습니다. 혁신인지 아닌지는 국회의원이나 장관이 아닌 국민이 판단합니다.
김봉구 한경닷컴 기자 kbk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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