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의 빈소가 마련된 경기 수원 아주대병원 장례식장 1호실. 김태구 대우인회 회장(전 대우자동차 회장)과 장병주 대우세계경영연구회장(전 (주)대우 사장), 장영수·홍성부 전 대우건설 회장, 배순훈 전 대우전자 회장, 강병호·김석환 전 대우차 사장, 유기범 전 대우통신 사장, 추호석·신영균 전 대우중공업 사장 등 김 전 회장과 세계를 누볐던 ‘대우맨’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머리가 희끗희끗한 70~80대가 된 이들은 고인과의 추억을 회고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1999년 대우그룹 해체 후 뿔뿔이 흩어진 대우맨들은 2009년 김 전 회장을 중심으로 대우세계경영연구회를 출범시켰다. 회원만 4700여 명에 달한다. 대우세계경영연구회는 김 전 회장의 장례 절차 전반을 맡으며 고인의 마지막 가는 길을 배웅하기로 했다.
김태구 전 회장은 “회장님은 저희와 평생을 함께한 가족이자 큰 스승님”이라며 “엄격하지만 자상했고, 후배들을 끔찍이 사랑하셨다”고 떠올렸다.
대우맨들은 김 전 회장의 뜻을 받들어 2011년부터 추진 중인 ‘글로벌 청년사업가 양성과정(GYBM)’ 등 인재 양성에 주력하고 있다.
재계 등 각계 인사의 조문도 이어졌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을 비롯해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과 아들인 정용진 부회장,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한화큐셀 부사장, 윤부근 삼성전자 부회장, 황각규 롯데지주 부회장 등이 빈소를 찾았다.
정 수석부회장은 조문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안타깝다”고 말했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김 전 회장님의 차남(김선협)과 친구여서 조문했다”고 했다. 김 전 회장의 고등학교(경기고) 2년 후배이기도 한 손경식 경총 회장은 “고교 때 기율부장이었던 김 전 회장에게 지각했다 혼나기도 했다”며 고인을 회고했다. 손 회장은 “(김 전 회장은) 과거 압축성장 시기 대표적 경영인”이라며 “이런 분들이 한국 경제를 끌어올리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고인을 추모했다.
김동연 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정갑영·김우식 전 연세대 총장, 조원진·주호영 국회의원 등도 눈에 띄었다. 장례 첫날인 이날에만 2000명 넘는 조문객이 빈소를 다녀갔다. 이 가운데 700~800명이 옛 대우맨인 것으로 전해졌다.
수원=최만수/이수빈 기자 beb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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