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를 생산하는 대상의 강원 횡성공장의 3분기 가동률이다. 이 공장은 국내 최대 김치 생산시설이지만 완전가동해도 모자랄 정도로 수요가 넘친다는 뜻이다. 3분기가 포장김치 성수기기도 하지만, 종가집 포장김치 수요도 그만큼 많았다.
또 다른 성수기 김장철을 앞두고 이달 9일 횡성공장을 찾았다. 260여 명의 생산직 직원은 쉴 틈 없어 보였다. 김칫소(양념)를 옮겨와 절임배추의 잎 사이사이로 넣는 직원들이 보였다. 생산본부의 정필호 팀장은 “대부분의 공정이 자동화됐지만 배추에 김칫소를 묻히는 작업만은 수작업으로 한다”고 설명했다. 종가집 김치에서 사람 손맛이 느껴지는 이유라는 설명이다.
생산라인에는 이물질을 철저히 걸러내는 엑스레이 투시기도 있다. 수확한 배추에 섞여 나올 수 있는 돌, 금속, 플라스틱 등을 걸러낸다. 균질한 맛을 위한 표준화된 레시피는 기본이다. 양념을 배합하는 곳에는 무채, 대파, 마늘, 무, 양파 등을 어느 정도의 비율로 넣으면 되는지 수치가 빼곡히 적혀 있었다. 누가 해도 표준화된 맛을 낼 수 있도록 공장에서 개발한 비법이다. 이 공장의 또 다른 경쟁력은 생산하는 김치 종류가 70개가 넘는다는 것이다. 소비자의 요구가 다양해지자 이에 맞춰 종류를 늘렸다.
종가집이 포장김치 시장 1위를 지키는 비결은 재료 관리부터 시작된다. 횡성공장은 기후에 맞춰 겨울엔 전남 해남, 봄·가을엔 경북 문경, 여름엔 강원도 배추를 쓴다. 정 팀장은 “본사 직원이 직접 방문해 모든 배추가 신선한지, 속이 꽉 차 있는지 등을 일일이 검수한 뒤 가져온다”고 설명했다. 고춧가루, 양파, 마늘도 국내산만 고집하고 있다.
원료와 함께 종가집이 갖춘 또 다른 무기는 유산균이라고 정 팀장은 설명했다. 유산균은 김치 맛을 결정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담근 김장김치의 맛을 내면서 빨리 시어지지 않게 해준다. 대상은 이 유산균을 개발해 제조 과정에 넣고 있다.
마지막은 오래된 김치 장인들의 손길이다. 횡성공장에는 10년 이상 근무한 직원이 30%가 넘는다. 이들의 손을 거쳐 종가집 김치가 완성된다.
김장 성수기에도 횡성공장이 바쁜 이유를 묻자 정 팀장은 “김장을 하지 않는 가구가 늘어 겨울철에도 김치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올해처럼 태풍 등으로 수확량이 줄어 배춧값이 크게 올랐을 때는 김장을 해먹는 것보다 포장김치의 실익이 크다는 걸 아는 소비자가 많다고 덧붙였다.
횡성=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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