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성철 회장 "진보·보수 두바퀴로 나아가야 진정한 발전"

입력 2019-12-10 17:47   수정 2019-12-11 03:10

서울 종로구 부암동 사무실에서 만난 전성철 IGS글로벌스탠다드연구원 회장(70·사진)은 유튜브 영상 최종 작업에 분주했다. 젊은 편집자와 끊임없이 논의하며 촬영한 영상을 다듬고 편집 아이디어를 공유했다. 영상 제목은 ‘보수의 가치를 알고 자부심 넘치는 보수가 됩시다’. 8분 남짓한 영상에는 “우리나라의 모든 보수에게 ‘나는 왜 보수인가?’라는 질문에 확신에 찬 답을 주는 첫걸음이 되기를 기대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전 회장이 최근 신간 <보수의 영혼>을 냈다. 그는 “진보와 보수, 두 바퀴가 함께 굴러갈 때 국가의 진정한 발전이 이뤄질 수 있다”며 “보수 정당이 ‘좀비 정당’이라는 오명을 들을 정도로 존폐 위기에 처한 상황에서 보수의 가치와 이념을 명확하게 보여줘야 한다는 생각에 책을 썼다”고 말했다.

전 회장은 보수가 위기를 탈출하는 해법으로 “자유와 선택이라는 보수의 가치를 되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율형사립고·특목고 폐지 정책을 둘러싼 논란을 예로 들었다. 그는 “보수 정당이라면 자사고·특목고 폐지 정책을 ‘졸속 법안’이라는 절차적인 이유로 반대하지 말고 국민의 자유와 선택을 침해했다는 근거를 내세워야 한다”고 설명했다.

보수 정치인들에게 전하는 조언도 이어졌다. 그는 “단순히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한다는 이미지를 탈피해야 한다”며 “보수 정당은 ‘국민의 자유와 선택을 늘리고 이를 통해 그들의 자부심을 높여준다’는 비전을 제시해야 경쟁력을 되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거시적 관점에서 국민 전체를 위해 ‘부분’보다 ‘전체’의 이익을 볼 줄 알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전 회장은 미국 대형 로펌 통상전문 변호사, 김앤장 국제변호사, 청와대 정책기획비서관, 세종대 부총장, 산업자원부 무역위원장, IGM세계경영연구원 회장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일했다. 가장 적성에 맞는 직업으로는 변호사를 꼽았다.

“변호사는 해박한 지식과 정보는 물론 지혜를 필요로 합니다. 지혜는 고객에 대한 진정한 관심과 배려가 있어야 나올 수 있죠. 변호사 시절 고객과의 관계 속에서 신뢰를 쌓는 데 개인적 강점이 있었습니다.”

작년 12월부터는 유튜브 개인방송 ‘전성철의 핵콕TV’를 통해 보수의 가치를 대중에게 널리 알리고 있다. 핵콕TV는 ‘핵심을 콕 짚는다’는 의미다. 정치, 국제관계, 협상전략 등 각종 시사 문제를 종합적으로 다루고 있다. 전 회장은 “아직 구독자가 많지 않은 편이지만 저의 경험과 지식을 세상과 공유하는 것 자체로 보람이 있다”며 “오랫동안 취미로 즐기고 있는 한국 가곡을 소개하는 등 더 열심히 방송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장현주 기자 blackse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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