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투리 동전 알뜰 저축"…카뱅 '짠테크 저금통'

입력 2019-12-10 17:30   수정 2019-12-11 01:34

동전을 하나둘 모아 제법 무거워지면 배를 갈랐던 ‘돼지 저금통’이 모바일 속으로 들어왔다. 카카오뱅크는 10일 매일 입출금계좌에 생기는 1000원 미만 잔돈을 자동으로 모아주는 ‘카카오뱅크 저금통’ 서비스를 출시했다. 부담없이 시작할 수 있는 소액 저축을 통해 10~20대 ‘미래 고객’을 파고들겠다는 전략이다.


저금통 재해석…연 2% 이자도

카카오뱅크 저금통은 월~금요일 밤 12시를 기준으로, 이용자가 설정한 카카오뱅크 입출금계좌에 있는 1000원 미만 잔돈을 모아두는 서비스다.

저금통에 쌓을 수 있는 최대 금액은 10만원이다. 통상 실물 저금통을 가득 채울 때 기대하는 금액이 10만원 안팎이라는 점을 반영했다. 10만원을 모아 출금하고 나면 새 저금통을 만들 수 있다. 10만원까지 모으기 전에 출금하는 것도 가능하다. 다만 중도 출금은 전액 해지로만 가능하다. 언제 출금하든 연 2.0%의 이자를 적용해준다.

얼마를 모았는지 정확한 금액은 알 수 없다. 돈이 모일 때마다 모바일 화면 속 아이템이 커피(4000~5000원), 영화관 팝콘 세트(9000원대), 패밀리레스토랑 메뉴(4만원대), 홍삼(7만원대) 등으로 바뀐다. 각 아이템을 살 수 있을 정도의 돈이 모였다는 의미다. 저금통을 흔들어보며 무게나 소리로 ‘얼마나 모였나’ 가늠하던 옛 추억을 소환했다. 9만5000~10만원 사이를 모으면 김포~제주 항공권을 살 수 있다는 뜻에서 한라봉을 보여준다. 10만원을 모두 모으면 카카오프렌즈 캐릭터 라이언이 엄지를 치켜든 화면이 나온다.

이 화면은 카카오톡으로 다른 사람에게 공유할 수도 있다. 김기성 카카오뱅크 저금통TF장은 “지인과 얼마나 모았는지 비교해보는 재미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더 쉽고, 더 편리하게”

카카오뱅크가 소액저축 서비스를 내놓은 것은 미래 고객인 10~20대를 겨냥해서다. 기존 이용자 가운데 소액 저축에 관심이 많은 불특정 다수를 ‘충성 고객’으로 활성화하려는 전략도 담겼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5000만원 넘는 돈을 굴리는 이용자 대부분은 아직까지 기존 은행을 주거래은행으로, 카카오뱅크는 보조수단으로 사용하는 편”이라며 “더 자주 찾고 많이 활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내놓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카카오뱅크가 지난해 6월 선보인 ‘26주 적금’도 비슷한 맥락이다. 자유적금의 일종으로 1000원, 2000원, 3000원 등 매주 일정 금액을 늘려가면서 26주 동안 납입하는 상품이다. 지난달 말 기준으로 93만7000여 개 계좌가 운영되고 있다.

기존 은행 및 핀테크(금융기술) 앱(응용프로그램)의 잔돈 모으기 서비스에 비해 이용 절차를 간소화한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카카오뱅크 저금통은 매일 1000원 미만의 잔돈이 생기면 자동으로 빠져나가도록 돼 있다. 첫 실행 때 ‘잔돈 모으기’ 버튼만 눌러주면 된다. 다른 은행·핀테크 앱은 카테고리, 횟수, 비율을 별도로 정해야 하고 매번 앱을 실행해야 잔돈이 적립된다. 김 TF장은 “더 쉽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금융서비스로 차별화했다”고 강조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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