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혜영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백재현 의원이 내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11일 오후 2시 국회 정론관에서 원 의원과 백 의원은 기자회견을 열고 총선 불출마를 공식화했다.
5선의 원 의원은 "이번 국회를 끝으로 정치인생을 마무리 하고자 한다"며 "20대 총선을 준비하며 가져왔던 오랜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어 "저는 소임을 다하지만 뜻을 같이한 동료, 후배 정치인들이 그 소임을 다해 줄 것이라고 기대한다"며 "민주주의와 사회 정의 실현에 앞섰던 후배 정치인들이 더 큰 책임감으로 정치를 바꿔주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원 의원은 부천 시장을 거쳐 부선에서만 내리 5선을 지냈다. 민주당 원내대표, 민주통합당 초대 당 대표 등을 역임한 여당 중진 의원으로 국무총리 후보로도 거론돼 왔다.
원 의원은 이에 대해 "선거는 내 결단이지만 그것(총리직)은 제가 결정할 일은 아니다"라고 말을 아꼈다.
세무사 출신의 백 의원은 광명에서만 3선을 지냈다. 원 의원과 마찬가지로 민주당 정책위의장, 경기도 당위원장,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장 등을 지낸 중진 의원이다.
백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남은 숙제를 후배 정치인들에게 부탁드리려고 한다"면서 "30년간 저로인해 상처 입으신 분들, 서운했던 분들께 용서와 화해를 구하고 저는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백 의원측 관계자는 "한국 정치의 한계를 느껴 국회 혁신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불출마를 결심했다"고 연합뉴스에 전했다.
일각에서는 원 의원과 백 의원의 불출마 선언이 중진 용퇴론의 물꼬를 트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7선 이해찬 대표가 중진 중에서 일찌감치 총선에 나서지 않겠다고 밝혔고 6선의 문희상 국무의장도 고민 중에 있기 때문이다. 공식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으나 서형수 (경남 양산시을) 의원과 김성수·제윤경·최운열(이상 비례대표) 의원 등도 내년 총선에 불출마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원 의원과 백 의원은 중진 물갈이론이 대두되는 것에 대해 "우려를 갖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원 의원은 "물갈이를 통해 국회와 정치가 혁신되지 않는다고 확신한다"며 "물갈이 이전에 일하는 국회를 만들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를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백 의원도 "물고기만 바꿨지 물을 바꿔본 적이 없다"며 원 의원의 의견에 동의했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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