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장마차 떡볶이도 QR결제" 비씨카드 혁신 실험

입력 2019-12-11 17:17   수정 2019-12-12 01:10

11일 서울 영등포동 3가. 길거리 노점에서 닭꼬치 하나를 주문했다. 결제는 QR코드로 했다. 앱(응용프로그램)을 켜서 QR코드를 입력했다. 결제금액 3000원을 입력하고 지문을 인식하자 ‘결제가 확인됐다’는 답이 돌아왔다. 휴대폰을 연 뒤 결제 완료까지 20초가 채 걸리지 않았다. 이곳에서 분식 장사를 하는 손한준 씨(63)는 “요즘 현금을 안 들고 다니는 사람이 많다 보니 왔다가 헛걸음하는 경우도 잦았는데 이젠 문제가 없다”며 “손님이 몰릴 때 거스름돈을 찾아 꺼내는 번거로움이 사라져 한결 편해졌다”고 말했다.

이날 체험한 것은 비씨카드가 영세 사업자를 대상으로 구축한 ‘QR코드 기반 간편결제’ 시스템이다. 이 회사는 지난 10월부터 사업자 미등록 개인 점포 50곳을 대상으로 QR기반 간편결제 시범사업을 진행 중이다. 기존에는 비씨카드 가맹점에서만 QR 결제를 할 수 있었지만 카드 단말기가 없는 소상공인들을 대상으로 범위를 넓힌 것이다. 소상공인의 QR코드를 비씨카드 ‘페이북’ 앱으로 인식만 하면 바로 결제가 가능하다. 포장마차부터 구두방, 호떡집, 스킨스쿠버 강사까지 적용 업종도 다양하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4월 이 사업을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했다. 미등록사업자들의 결제 환경을 개선하고 소비자 편의를 높이겠다는 취지다. 영세 소상공인은 상호 없이 사업을 운영하는 경우가 많다. 사업자 등록을 하지 않아 카드 결제가 어려운 점포가 많다. 여신전문금융업법은 신용카드 결제를 받으려면 반드시 사업자를 등록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결제단말기(POS)를 설치하는 비용도 ‘진입 장벽’으로 작용해 왔다.

이 같은 모바일 QR 서비스가 보편화되면 소상공인이 경제적인 효용을 누릴 수 있을 것으로 비씨카드는 기대하고 있다. 기존 신용카드 결제보다 수수료가 적기 때문이다. QR코드 결제는 신용카드 결제보다 0.10~0.15%포인트 정도 수수료율이 떨어진다. 2만원을 결제하면 100원 남짓이 수수료로 나간다.

비씨카드는 내년 상반기까지 시범 사업을 운영한 뒤 향후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서거정 비씨카드 상무는 “영세 중소상공인과 상생을 위한 서비스로 계획했다”며 “가맹점뿐 아니라 소비자도 더욱 편리한 결제가 가능하도록 디지털 결제 플랫폼을 통한 서비스를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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